이래서 'WS 우승팀' 다저스가 원했구나…무안타에도 김혜성 존재감 빛났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일원이 된 내야수 김혜성이 첫 실전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김혜성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8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선발로 내세운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에디 로사리오(좌익수)-데이비드 보트(1루수)-헌터 페두치아(포수)-김혜성(2루수)-달튼 러싱(지명타자)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베츠-김혜성 키스톤 콤비가 시범경기 첫 날부터 호흡을 맞추게 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2회말 무사 2·3루에서 첫 타석을 맞이한 김혜성은 컵스 선발 코디 포팃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2구를 골라낸 뒤 3구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휘둘렀고, 4구와 5구를 참아내면서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6구를 타격해 3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빗맞은 타구가 나오면서 빠른 발을 활용해 내야안타를 노렸지만, 컵스 3루수 게이지 워크맨이 기민한 움직임으로 김혜성을 아웃 처리했다.

김혜성은 두 타석 만에 첫 출루를 신고했다. 4회말 2사 1루에서 컵스 우완 브래드 켈러를 만나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바깥쪽으로 들어온 4구와 5구를 차례로 골라냈다. 6구를 파울로 걷어낸 뒤 낮게 들어온 7구 직구에 방망이를 내지 않으면서 볼넷을 얻었다. 다만 후속타자 러싱의 삼진으로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김혜성은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1회초 1사 1루에서 모이제스 발레스테로스가 친 뜬공 타구를 차분하게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마이클 부시의 타격 때 땅볼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다저스는 5회초를 앞두고 야수진에 변화를 줬고, 선발 출전한 선수들이 대거 교체됐다. 김혜성도 빠졌다. 내야수 오스틴 고티어가 2루수를 맡으면서 김혜성의 첫 실전 점검이 마무리됐다. 경기는 다저스의 4-12 패배로 끝났다.




첫 실전만으로 평가를 내리기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김혜성이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사령탑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포츠키다' 등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이 오늘 경기에 나설 거라는 걸 알고 준비했던 게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더 집중력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게 아니라 좋았다"며 "김혜성이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빅리그 경기에 조금이나마 익숙해졌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도중 현지 중계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혜성은 "아쉬운 점도 있고 설렘도 있었기 때문에 일단 좋았던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빨랐고, 수비에서 팀 플레이를 하는 동선이 좀 헷갈렸다"고 얘기했다.

이어 "분위기는 (동료들이) 항상 좋게 해줘서 적응하는 데 문제 없다. 적응 말고 실력으로 증명해서 (정규시즌 경기가 진행되는) 다저스타디움에서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여러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지난달 4일 '2024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5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22일에도 다저스의 시범경기 일정이 편성된 가운데, 김혜성의 출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래도 김혜성을 향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스포츠키다는 "김혜성은 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계획이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재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시범경기 기간 김혜성을 3루수와 중견수로 내보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