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북한에서도 프리미어리그 중계 방송이 나온다.
하지만 어떻게 방송이 나오는지는 미스터리다. 그마저도 한국 선수들이 뛰는 경기는 철저하게 무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매체 채널뉴스아시아는 11일(한국시간) "토트넘도 없고 외국 전문가도 없다. 북한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에 경기를 방송하는 방식. 한국 선수가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 울버햄튼 원더러스, 브렌트퍼드는 국영 TV에서 방송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38 노스'가 10일 발표한 보도에 따르면 한국 스타 손흥민이 주장을 맡은 토트넘은 북한의 조선중앙TV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에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의 미디어 환경은 외국 컨텐츠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 조치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검열되는 환경 중 하나다. 하지만 축구는 예외다. 축구는 북한 축구 대표팀이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최초의 아시아 팀이 된 후 북한 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가 됐다.
특히 프리미어리그가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현재 조선중앙TV에서 중계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약 5개월이 지난 지난 1월 13일에야 중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개막전이었던 리버풀과 입스위치 타운의 경기가 중계됐다.
하지만 평양에서 중계되는 내용은 전 세계가 보는 것과는 다소 다르다. 국가 정세를 분석하는 미국의 38 노스에 따르면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는 토트넘, 울버햄튼, 브렌트포드는 이 채널에서 중계되지 않았다.
토트넘에는 손흥민이 주장으로 뛰고 있으며 울버햄튼에는 황희찬이 활약 중이다. 브렌트퍼드는 유망 센터백 김지수가 지난 시즌부터 몸 담고 있는 팀이다.
채널뉴스아시아는 "세 클럽을 연결하는 공통점은 한국 선수들이 소속돼 있다는 점"이라고 북한 내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 중계를 배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프랑스 리그1 소속 파리 생제르맹(PSG)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매체는 "PSG의 여러 경기가 방영되지 않았다. 아마 한국 이강인이 PSG에서 뛰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북한이 PSG 경기를 중계하지 않는 이유를 추측했다.
북한에 유일하게 방송된 PSG 경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독일 프로축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패배한 경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이 중계하는 경기에는 해설가가 없다. 매체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제한적으로 중계됐다. 총 380경기 중 21경기만 중계됐고, 그마저도 몇 경기는 재방송이었다"며 "우승 경쟁도 중계되지 않았기에 북한 사람들은 리그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 전문가의 평가나 해설은 없다. 일반적으로 90분 동안 진행되는 축구 경기를 60분 분량으로 압축해 중계한다"며 "조선중앙TV는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이 없다. 영상을 대체 어떻게 입수하는지는 '미스터리'"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북한 사람들이 축구 중계를 좋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선전은 북한 방송의 거의 모든 측면에 침투해 있다. 국제 스포츠 중계는 국영 TV가 시청자에게 공개적이거나 내재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방송 중 하나다. 북한 사람들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