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이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연장전을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 6일(한국시간)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부터 연장전을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UEFA 내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이는 경기 수가 많은 상위 클럽의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현재 방송사들과 중계권 계약이 만료되는 2027년 전까지는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낮지만, UEFA는 챔피언스리그 대회에서 후반 정규시간이 무승부로 끝나면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로 가는 것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시간이 늘어나 선수들의 부상이 늘어나고 있는 문제점이 부각되는 현 시점에, 경기 시간을 줄여 선수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는 정작 경기 수를 늘려온 UEFA의 결정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UEFA는 지난 몇 년간 논의를 거쳐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개편을 통해 경기 수를 증가시켰다.
2024-2025 시즌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리그 방식에서는 각 팀이 16강 진출 전에 벌써 최소 8경기를 치러야 한다.
또한, FIFA 클럽월드컵 확대로 인해 상위 클럽들의 경기 일정은 더욱 빡빡해졌다. 유럽과 국제 대회를 병행하는 클럽들은 시즌 내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연장전 폐지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 수 자체가 많은 현 상황에서 연장전을 폐지하겠다는 결정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연장전 폐지가 도입되면,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정규 시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곧바로 승부차기로 넘어가게 된다.
UEFA가 이를 통해 시즌 후반기의 일정 과부하를 줄이고, 체력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연장전 폐지가 극적인 명승부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장전은 축구 역사에서 수많은 기적적인 순간을 만들어낸 요소 중 하나였다. 연장전 폐지는 축구의 감동을 반으로 줄이는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되는 이유다.
반면, 일부 중소 클럽들에게는 연장전 폐지가 오히려 결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선수층이 얇은 팀들이 연장전에서 체력적인 열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승부차기로 곧바로 돌입할 경우, 강팀이 아닌 팀들이 승리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승부차기는 운이 크게 작용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경기 전체의 흐름과 무관하게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어 공정성을 해칠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UEFA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연장전 폐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부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연장전 폐지는 2027년까지 진행되는 현재의 TV 중계권 계약 내에서는 도입될 가능성이 낮지만, 그 이후의 개편에서는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팬들 사이에서는 "경기 수는 늘려놓고 연장전만 없애는 게 말이 되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부 축구 전문가들도 "진정으로 선수 보호를 원한다면 경기 수를 줄이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하고 있다.
UEFA가 이번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