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원경' 이영미 작가가 특별출연임에도 압도적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을 휘어잡은 배우 이성민의 연기에 "대본 이상을 표현해주셨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최근 tvNx티빙 '원경' 이영미 작가는 종영 기념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았다.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져 있는 이들 부부의 서사를 원경의 관점에서 새롭게 창조하고 해석해내 흥미를 더했다. 지난 11일 높은 화제성과 인기 속에 종영했다. 드라마 관련 영상 누적 조회수가 1억 1천만 뷰를 돌파한 것은 물론이고, 원경 관련 영상이 유튜브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국 가구 평균 5.8%, 최고 7.5%, 수도권 가구 평균 5.4%, 최고 7.4%를 기록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원경왕후 역할의 차주영과 태종 이방원 역할의 이현욱의 연기력은 큰 호평을 받았고, '애증 부부'의 관계가 드러나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특별출연임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 이성민의 포효 장면도 주목을 받았다. 이성계 역할을 맡은 이성민은 1회에서부터 분노의 휩싸인 모습으로 등장했고, 싸늘한 눈빛과 가눌 수 없는 분노의 감정을 고스란히 거친 포효로 표출해냈다.
죽은 아들을 떠올리며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치뜨는 이성계의 모습에 슬픔과 분노, 원망과 노여움이 복합적으로 담기며 이성민의 깊은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영미 작가는 "혹시 이성민 배우님께서 이 인터뷰를 접하실지 모르겠는데. 본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공개된, 소요산 일각에서 죽은 세자 방석을 떠올리며, 이방원 부부를 증오하며 울부짖는 장면이 나온다. 그 한 장면이 드라마 '원경'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왕자의 난을 모두 설명해주었다"라며 이성민의 연기력에 감탄을 표했다.
이어 "그것을 보고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대본 이상을 표현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동하였고, 평소에도 존경했지만,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며 대본 이상을 표현해낸 연기력에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표현돼왔던 이성계와 달리, '원경'만의 이성계는 어떻게 표현해내려고 했을까. 이 작가는 "조선초기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 중에는 정도전이 조선의 밑그림을 그렸고, 이성계는 그를 위해 선택된 인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드라마 '원경'에서는, 이성계를 혁명의 주체로 보았다"라며 '원경'만의 차별점에 대해 짚었다.
이어 "혁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었고, 이 부채의식이 나중에 아들 이방원의 열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동기가 되도록 설정하였다. 이 대단한 혁명가를 드라마 '원경'에서는 ‘역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인물’으로 해석하였다. 그래서 혁명의 완성을 위해 손수 아들을 죽이려는 것까지도 불사해야 하는, 인간적 고뇌와 슬픔을 가진 인물로 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은 후궁 정치를 시작하는 등 여자문제를 두고 원경과 갈등을 이어간다. 외척 정치에 대한 경계심, 원경을 향한 자격지심 등이 이유로 꼽히기도 하는데, 작가는 이방원의 감정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 작가는 "건조하게 팩트만 놓고 말하면, 이방원은 왕이 되는 과정에서 처가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지만, 왕이 되어서는 왕권 강화를 위해 처남들을 몰살시킨다. 매우 목적 지향적인 냉혹한 인물이다. 그런데 그렇다고만 보기엔, 조선왕조실록에는 눈물이 많은 군주로 기록된 부분도 적지 않다"고 전해 이목을 모았다.
그러면서 "드라마 '원경'에서는 그 눈물을 진심으로 읽었다. 이런 이방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하는 점을 두고 감독님과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그래서 ‘고뇌를 가진 외로운 이방원’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내를 사랑하였으나, 그 아내의 힘이 비대해질수록 왕권에 부담이 되는 상황. 아내가 자신을 도우려 하면 할수록 아내가 위험해지는 상황. 그래서 결국은 아내를 구속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가진 인물"이라며 "그런 한편으로는 아내의 능력을 알아보고, 어쩔 수 없는 질투의 감정도 생기는 인간적인 왕. 그런 이방원을 이현욱 배우님이 너무도 잘 표현해 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감동하고 있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더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tvN, 티빙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