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2-10 22:39
스포츠

"재능 보였다" 양민혁, 토트넘 잘 떠났네...주전보다 높은 평점→선발 자리 노릴 만하다

기사입력 2025.02.02 20:49 / 기사수정 2025.02.02 20:49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양민혁이 정규시간 단 14분, 추가시간을 포함해 20분만 뛰고도 선발로 나선 선수들보다 더 높은 평점을 받았다.

현재 주전 선수들이 부진에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양민혁이 지금의 활약상을 이어간다면 선발 자리도 충분히 노릴 만하다. 출전 시간을 늘려 영국에서의 경험을 쌓아야 프리미어리그(PL)에서도 데뷔가 가능한 양민혁 입장에서는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임대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양민혁의 소속팀 QPR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열린 밀월과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지난달 30일 QPR로 임대됐던 양민혁은 밀월과의 경기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되면서 축구종가에서 데뷔전을 소화했다. 

승점을 얻지 못한 QPR은 밀월에 13위 자리를 내주고 14위로 내려갔다. 더불어 지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다시 패배를 당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연패에 빠졌다. 최근 리그에서 4연승을 비롯해 5경기 무패를 달리며 유지하던 좋은 흐름도 깨지고 말았다.



이날 QPR은 전반 1분 만에 아일랜드 출신 공격수 아론 코널리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 3분 최전방 공격수 알피 로이드가 동점골을 터트렸으나, 전반 25분 울버햄튼 출신 루크 컨들에게 추가 실점을 헌납하며 다시 리드를 내줬다. QPR의 두 번째 동점골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경기는 QPR의 1-2 패배로 끝났다.

QPR의 골망을 흔든 두 선수들은 모두 밀월의 측면 공격수들이었다. 밀월의 측면 공격이 활발했던 반면 QPR은 측면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QPR에서 선발 출전한 두 측면 자원인 일리아스 셰어와 폴 스미스는 상대 풀백에게 가로막혀 부진하다 후반 31분경 교체되어 나왔다.

이때 셰어 대신 경기에 투입된 선수가 바로 양민혁이었다. 질병으로 인해 자리를 비운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사비 캄 수석코치는 답답한 경기 흐름이 이어지자 몸을 풀고 있던 양민혁을 불러 교체 투입을 준비했다. 

양민혁은 조끼를 벗고 축구화 끈을 동여매면서 자신의 영국 무대 데뷔전을 준비했다. 후반 31분 마침내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전에 나선 양민혁은 주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 배치돼 QPR의 측면에 활력을 더했다.

특히 후반 33분경 쏜 대포알 같은 슈팅이 압권이었다. 



양민혁은 상대 선수의 터치가 길어지자 이를 놓치지 않고 공을 낚아챈 뒤 동료와 공을 주고 받으면서 밀월의 페널티지역 안까지 들어갔다. 이후 동료가 보낸 패스를 잡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밀월 골문을 노렸는데, 밀월의 수문장인 루카스 옌센 골키퍼가 화들짝 놀라면서 양민혁의 슈팅을 쳐냈다.

후반 31분 그라운드를 밟은 양민혁은 주심이 준 추가시간 5분까지 포함해 약 20여분 동안 경기장을 누볐다. 길지 않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양민혁은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데뷔전부터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캄 수석코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늘 양민혁을 교체로 투입해 오른쪽 측면에서 더 많은 공간을 만들고, 상대와 2대1 상황을 더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다"면서 "양민혁을 투입한 이후 빌드업 형태가 3-2 대형으로 바뀌었다. 전술을 바꾸면서 오른쪽에서 기회가 만들어졌다"며 양민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양민혁은 오른쪽 측면에서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넓은 위치에서 뛰거나, 안으로 파고드는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선수"라며 "처음 뛰는 경기이기 때문에 분명히 어려웠을 거다. 양민혁이 앞으로 우리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호평일색이었다.

'BBC'는 "양민혁은 교체로 들어간 이후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며 "QPR의 공격을 더욱 위협적으로 발전시켰다. 앞으로 그가 공격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심지어 선발로 나선 두 측면 공격수들보다 양민혁의 활약을 더 높게 평가한 언론도 있었다.

영국의 수도 런던을 연고로 하는 팀들의 소식을 다루는 언론 '런던 월드'는 양민혁에게 평점 7점을 내렸는데, 이는 QPR의 두 주전 윙어 스미스와 셰어(이상 평점 5)보다 더 높은 점수였다.

매체는 "양민혁이 처음으로 한 행동은 옌센을 힘들게 하는 슈팅을 골대로 날리는 것이었다"며 "양민혁은 흥미로운 선수처럼 보였지만, 오늘의 게임 체인저는 아니"라고 평했다.

아무리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챔피언십, 그것도 중위권 팀들간의 경기였다고는 하나 이제 막 팀에 합류한 2006년생 어린 선수가 경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런던 월드'의 평가처럼 양민혁은 경기의 흐름을 뒤집는 게임 체인저는 아니었지만, 앞으로 자신을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충분히 증명했다.



양민혁이 QPR 입단 3일 만에 데뷔전을 치른 배경에는 그의 재능과 노력이 뒷받침됐을 게 당연하다. 캄 수석코치가 조커 카드로 양민혁을 선택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양민혁은 교체로 데뷔한 자신의 첫 번째 경기에서 주전으로 나선 선수들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앞으로 양민혁이 QPR에서 주전 자리를 노릴 만하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밀월전을 비롯해 QPR의 오른쪽 윙어로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스미스는 최근 부진에 빠진 상태다. 북아일랜드 출신으로 꾸준히 영국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지만, 양민혁이 충분히 주전 경쟁에서 도전장을 내밀 만한 선수라는 뜻이다.

QPR이 야심차게 영입한 카라모코 뎀벨레도 부상 후 수술로 인해 3월 후반 내지 4월까지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양민혁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양민혁은 당장 다가오는 5일 블랙번 로버스 전에서 자신의 첫 선발 출전에 도전한다. 

사진=퀸즈 파크 레인저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