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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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스타디움 찾은 韓관중, "우리 선수는 왜 안보여?"

기사입력 2011.08.30 12:56 / 기사수정 2011.08.30 13:3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 조영준 기자] "중국, 일본 선수도 잘만 하는데 우리나라 선수는 왜 안보여?"

29일 대구 스타디움을 찾은 어느 가족 팬들의 푸념이었다. 대회 나흘 째를 맞이하고 있는 '2011 제13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팬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 팬들이 많았다. 이날 남자 110m 허들 결승전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프린터인 류샹(28, 중국)이 출전하고 있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중국 팬들은 류샹을 보기위해 몰려들었다. 오성홍기 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것이 일장기였다. 해머던지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무로후시 고지(37, 일본)의 시상식을 보기 위해 많은 일본 팬들이 대구 스타디움을 찾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무로후시는 7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일본 팬들은 자국의 여자 단거리 간판 선수인 후쿠시마 치사토(22, 일본)를 응원하고 있었다. 후쿠시마는 79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m 준결승전에 진출하며 일본 전역을 열광시켰다. 후쿠시마는 준결승전에서 우승자인 카멜리타 지터(32, 미국)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일본 팬들은 준결승전에 진출한 후쿠시마를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마친 후쿠시마도 일본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다가와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이와 비교해 필드에서 가장 꾸준하게 경기를 보여준 한국 선수는 김건우(31, 문경시청)이었다. 여러 종목에서 선전하는 김건우의 모습에 국내 팬들은 열렬한 갈채를 보냈다. 비록, 10종 경기 17위에 머물렀지만 7860점을 올리며 한국 기록을 세웠다.

'허들 공주' 정혜림(24, 구미시청)도 여자 100m 1라운드에 진출하며 분전했지만 더 이상 트랙에 서지 못했다. 이들을 제외하면 모두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경기를 보는 것은 '가뭄에 콩나듯' 매우 보기 어렵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육상은 세계의 높은 벽을 혹독하게 체험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이 기록한 최고의 성적은 김현섭(26, 삼성전자)이 남자 경보 20km에서 6위에 오른 것이다. 값진 6위였지만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메달권에 근접한 점을 생각할 때, 아쉬움이 컸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10-10(10개 종목에서 10위권 진입)이라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계의 벽은 생각보다 휠씬 높았다. 한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가장 좋은 성과는 1993년 남자 마라톤에서 김재룡이 4위에 오른 것이다.

반면, 중국은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일본도 4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한국은 기초종목인 육상과 수영, 그리고 체조 중, 육상에서 가장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수영과 체조에서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육상은 여전히 세계 수준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선수들은 각고의 노력을 쏟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했지만 주최국인 한국은 '노메달 개최국'이 될 위기에 몰렸다. 한국 육상은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서 도약기를 노렸다. 그러나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있는 현실을 체험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 = 김건우, 류샹, 후쿠시마 치사토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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