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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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례를 왜 하나요?"…이영준 세리머니가 신기한 日 취재진 [김환의 로드 투 파리]

기사입력 2024.04.21 00:00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일본 취재진은 이영준이 경례 세리머니를 한 이유를 전혀 알지 못했다.

아마 이영준이 현재 김천 상무 소속인 것도, 군인 신분인 것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천 소속 선수들이 국제 경기에서 득점 이후 다른 세리머니가 아닌 경례 세리머니를 하는 건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일이지만, 징병제가 없는 일본에서는 생소한 장면이었던 듯하다. 

황선홍호의 공격수 이영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 한 골 터트리며 한국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아랍에미리트(UAE)전 조커 카드로 기용돼 후반 추가시간 이태석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해 이번 대회 첫 득점을 기록, 득점 감각을 끌어올린 이영준은 이어진 중국전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뽑아냈다.



2경기에서 3골을 넣은 이영준은 압둘라 라티프, 아이만 야흐야 사우디아라비아 두 공격수와 함께 이번 대회 득점 공동선두에 올랐다.

중국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영준은 경기 후 황선홍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각국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았다. 기자회견장에는 다음 경기 상대인 한국의 경기를 보러 온 일본 취재진도 다수 있었다.

일본 취재진은 이영준에게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수비진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득점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이영준을 다음 경기에서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다소 어이없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 취재진은 이영준에게 일본전에서 몇 골을 넣을 생각이냐고 물어봤다. 득점 기회가 이영준에게 오는 건 이영준의 능력 밖 일이다.

다행히 이영준은 현답을 내놓았다. 이영준은 "축구에서 어떤 찬스가 어떻게 올지 모른다. 감히 몇 골을 넣겠다고 말하는 건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찬스가 오면 다 살리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일본 취재진은 이영준에게 세리머니의 의미를 물었다. 이날 이영준은 득점 이후 관중석과 카메라를 향해 세 차례 거수경례를 했다. 현재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이영준은 선배들처럼 득점 이후 경례 세리머니를 한 것이었다.

이영준은 "일단 현 소속이 김천 상무이고, 군 복무 중이다. 상무만이 아니라 군인으로서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행동이다. '경례'라고 한다"라며 군인 정신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이영준과 황선홍 감독의 말을 통역한 대한축구협회(KFA) 직원도 이영준의 말을 전하며 '경례'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했다.



징병제가 없는 일본인들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었다.

'경례 세리머니'는 김천 선수들의 시그니처 세리머니, 혹은 문화처럼 자리잡은 세리머니다. 김천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그리고 득점을 터트리면 관중들이나 카메라를 향해 경례를 한다.

K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K리그 경기를 보면 김천 선수들이 득점이나 승리 후 경례 세리머니를 하는 걸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영준 본인의 말처럼 이영준은 군인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했을 뿐이다. 반대로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일본 취재진이 이영준의 경례 세리머니 이유를 알지 못한 것 역시 이해가 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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