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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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주의 피곤? 어쩌면 너무 늦은 일"…박찬욱 감독 소신 (엑's 현장)[종합]

기사입력 2024.04.18 19:1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박찬욱 감독이 최근 아시아 역사 작품이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에 소신을 밝혔다.

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동조자(The Sympathizer)'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관에서 진행됐다.

'동조자'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다.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Viet Thanh Nguyen)의 퓰리처상 수상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박찬욱 감독은 공동 쇼러너(co-showrunner)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 각본, 연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이번 작품은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후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자, BBC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시리즈.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남자 캡틴 역은 호아 쉬안데(Hoa Xuande)가 맡았으며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가 1인 4역을 맡았다. 또한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한 배우 산드라 오 (Sandra Oh)가 출연해 기대를 높였다. 

'동조자' 이전, '파친코', '삼체' 등 글로벌 OTT에서 큰 제작비를 들여 아시아 역사를 다룬 작품이 다수 나온 바. 이 같은 현상에 대해서 이날 박찬욱 감독은 "'삼체', '파친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영향이 있는가 하면, 시대가 그런 작품의 성공을 바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삼체' 같은 작품에 거대한 자본이 투자될 수 있었던 것에는 시대의 영향이 필수적"이라며 "서양 사회, 특히 미국 사회가 다양한 인종과 문화에 속한 사람들로 이뤄지지 않았나. 그동안 특정 일부의 집단, 특정한 인종의 목소리만 들려왔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 너무나 늦었지만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소수 집단이 점점 힘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통로를 찾고 있고,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경제 논리로 보아도 이것이 하나의 시장이 되기도 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PC(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해 부정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박 감독은 "PC한 것에 대해 너무 따져서 피곤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술 창작에서 그런 게 항상 좋지만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에 작업하며 느낀 것은 '그 노력이 이런 기획이 가능하게 만들었구나'였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동조자'를 만들 때, 베트남 문화나 언어를 철저하게 수행해야 한다. 대충했다간 욕 먹고 쇼가 망가진다는 인식을 HBO도 정확히 알고 있고, 저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곳에 돈을 아끼려 하지 않더라"며 "1억 몇천만 달러의 쇼에 처음보는 베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대사 절반 이상이 베트남어로 나오는 이런 일이 가능해졌다는 건 어찌보면 놀랍고, 어찌보면 너무 늦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 박찬욱 감독은 오랜만의 TV시리즈에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 주에 하나씩 기다렸다 보는 재미도 꽤 있다는 이야기 하고 싶다. TV시리즈 할 때는 그런 마음으로 만들게 된다. 어렸을 때 흥미진진한 드라마 볼 때 다음주를 기다리는 마음이다. 마무리를 정확하게 안 짓고 궁금하게 하면서 절정의 순간에 가차없이 끊어버린다. TV는 그맛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그런 걸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기다렸다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남의 나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느껴지는 바가 클 것이다 생각하면서 봐주셨으면 한다"며, "유머가 많은 작품이다. 대폭소가 터질 유머는 아니지만 음미해가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동조자'는 지난 15일 1화가 공개됐다. 총 7부작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1회씩 공개된다.

사진=쿠팡플레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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