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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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25주년 타이틀? 부끄러워…시간 흐른 것뿐"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4.02.22 08:00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올해 김범수는 10년 만에 정규 9집 '여행'을 발매하며 오랜 공백기를 깬 것 외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데뷔 25주년을 맞이했다는 것.

1999년 '약속'으로 데뷔해 꾸준히 목소리를 알린 김범수는 2002년 3집 타이틀곡 '보고싶다'라는 메가 히트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이 외에도 '슬픔 활용법', '끝사랑' 등 전매특허 발라드곡은 물론 드라마 '시크릿 가든' OST '나타나' 등 다양한 작품의 OST 가창자로 참여하며 사랑받고 있다. 데뷔 초기에는 대중매체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탓에 '얼굴 없는 가수'라는 수식어로도 불렸다. 

어느덧 데뷔 25주년을 맞이하게 된 김범수는 기쁨과 설렘 뒤 얼떨떨한 감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안 믿어진다. 많은 선배님들이 25주년을 맞이했을 때 기념도 해드리고 앨범에 참여한 적도 있지만 저에게는 먼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25년이 얼마나 대단한 건데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시지'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딱 그 심경"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어쩐지 부끄럽기도 하다는 김범수는 "이번 앨범도 '정규 9집'이고 공연도 '2024년 전국투어'다. '25주년'이라는 수식어를 모두 뺀 것. 사실 부끄럽더라.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지만 그냥 활동 하다 보니까 시간이 흐른 것 뿐인데 스스로 기념하기에는 너무 무게를 두는 것 같다. 저에게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온 만큼 남았다"고 말했다. 



데뷔 25주년을 거창하게 기념하고 싶지 않다는 김범수. 대신 그는 지금껏 걸어온 길을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앨범명과 타이틀곡 모두 '여행'이다. 이는 아티스트 김범수로 걸어온 길을 '여행'이라는 키워드에 녹여내고 싶었던 그의 바람이 담겼다. 

김범수는 "지금까지의 활동들을 되돌아봤을 때 긴 여행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 앨범을 최유리 씨에게 의뢰했을 때 저에 대한 생각이나 여정들을 많이 고민하고 써주시더라. '여행'이라는 곡이 처음에 나왔을 때 타이틀곡 이상으로 앨범의 테마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여행'이라는 이번 앨범의 주제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5년 만에 국내외 콘서트를 열게 된 김범수다. 오는 4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전주, 광주, 대구, 수원, 창원 등 총 8개 도시와 해외에서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가까이서 호흡한다. 

공연을 두 달여 앞둔 김범수는 "재작년에 코로나 이후로 연말 공연을 처음 시작했고, 작년에 두 번의 연말 공연을 마쳤는데 이제 하면 할수록 두려움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덜하다. 사실 재작년에는 불안했다. 개인적으로 공연하는 내내 불안한 느낌이 있었고 작년에는 조금 편했고 올해는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가지고 있는 무게를 내려놓고 가기만 하면 편할 것 같다. 보내주신 성원들은 너무 감사하지만 이젠 그걸 받아서 내려놓고 가는 선상에 있다. 신인의 마음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온전히 좋아해서 노래했던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숱한 슬럼프에도 다시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노래'를 향한 순수한 김범수의 마음이 덕분이었다.

그는 " 예전에는 사업 같은 거 안 하고 노래만 열심히 하고 한길만 가는 분들이 가왕이 됐다. 저 역시 그런 것들을 롤모델로 삼고 노래를 했는데 이젠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가지고 인정받아야 하는 시대 아닌가. 그래서 저도 유튜브나 다양한 시도를 해봤는데 안 맞더라"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무대에서 노래할 때 가장 저다운 것 같다. 사업 기질도 없다. 누군가는 바보 같다고 할 수도 있지만 예전 선배님들처럼 노래만 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수의 프로젝트들을 아예 안 한다는 건 아니지만 주가 될 수는 없다. 꾸준히 노래하는 사람으로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가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무수히 많은 후배들을 향한 조언을 부탁하자 김범수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앞서 꾸준히 스스로를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보컬리스트라고 강조한 김범수는 곡을 직접 쓰고 부르는 후배들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범수는 "노래도 잘하지만 스스로 (곡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후배들이 많다. 이번에 작업한 최유리, 선우정아와 같은 싱어송라이터들만 봐도 그렇다. 내가 인제야 느끼고 있는 것들을 그들은 일찌감치 노래에 접목하고 시키고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 '인생 2회차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작업하면서 제가 많이 배웠다"고 감탄을 쏟아냈다. 

다만 그는 "어느 순간 발라드가 기술적인 부분이나 고음역대 싸움이 되고 있더라. 저도 예전에는 그런 것들에 빠져 있었지만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노래의 메시지가 사라진다. 한편으로는 그런 피지컬로 노래하는 가창자들이 목을 좀 아꼈으면 좋겠다"며 "웃긴 게 자기는 그렇게 해놓고 후배들한테 그런 조언 하니까 할말이 없는데 막상 해보니 (목소리는) 영원히 나오는 지하수가 아니더라. 젊을 때 하고 싶은 거 다 뱉으면 나중에는 목이 고갈되거나 약해진다. 그때는 회복하기 힘드니까 지금부터 목 관리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번 앨범은 그의 정규 음반을 기다린 팬들은 물론 김범수에게도 '선물' 같은 의미를 지닌다.

기나긴 슬럼프를 끝 앨범을 준비하며 "치유 받았다"고 설명한 김범수는 "사실 전 제 작품을 꺼내서 듣는 스타일이 아니다. 만들 때 열심히 만들고 오히려 다른 분들의 음악을 감상하는 편인데 이번 앨범은 가끔 감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앨범이 선물 같았지만 이번 앨범은 더 특별하다. 결핍이나 공허함으로 힘들어하는 분들께 들꽃처럼 따뜻하게 안기는 음악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간 걸어온 길을 '여행'이라고 칭한 김범수는 '크루즈 여행'보다는 거친 사막을 걷는 듯한 '힘든 여행'이라고 활동 파노라마를 떠올렸다. 

그는 "생각해보면 제가 기사에 날 만큼 큰 이슈 없이 (활동을) 해온 건 축복이었던 것 같다.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내면적으로 많은 고민들과 갈등, 실패들이 있었지만 인생이란 게 어쩔 수 없지 않나. 남들이 봤을 때 저는 성공한 가수고 문제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수많은 난관들을 뚫어야 다음으로 갈 수 있었고 그런 시간들을 살아왔다"며 "그래도 뗏목을 탄 여행은 아니었다.(웃음) 바다 위에 계속 떠 있는 기분이었다. 제가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멀리서 봤을 때 일정한 일렁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제 가수 인생과 비슷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김범수의 정규 9집 '여행'은 22일 오후 6시 발매된다. 

사진=영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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