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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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한국 야구 미래를 봤다"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10.08 06:00 / 기사수정 2023.10.08 06:44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류중일호가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100% 전력을 구축할 수 없었던 제약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 속에서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며 기분 좋게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 결정전에서 대만을 2-0으로 이겼다.

류중일 감독은 금메달 시상식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과정이) 어려웠지만 금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 궂은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선발투수 문동주가 최고의 피칭을 했다. 최지민, 박영현, 고우석까지 불펜투수들도 남은 이닝을 잘 막아줬다. 마지막에 위기가 있지만 잘 넘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금메달 결정전 선발투수로 출격한 문동주(한화)가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대만 타선을 제압하면서 승리의 발판을 놨다. 



문동주는 앞서 지난 2일 대만과 B조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아픔을 닷새 만에 깨끗하게 씻어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대한민국 야구의 새로운 에이스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한국은 2-0으로 앞선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주심의 석연치 않은 스트라이크 판정 속에 1사 1·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마무리 고우석(LG)이 병살타로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아내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야구는 이날 승리로 1998 방콕, 2002 부산,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통산 6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광저우 대회부터 이어온 연속 우승 기록도 '4'로 늘렸다.

류중일 감독은 2014 인천 대회에서도 태극전사들을 지휘해 금메달을 이끌었다. 9년 후 또 한 번 한국 야구를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려놓게 됐다.



공교롭게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결승 상대는 대만이었다. 한국은 7회까지 2-3으로 끌려가며 어렵게 게임을 풀어갔지만 '약속의 8회'에서 4점을 뽑아내며 6-3 역전승을 거뒀다.

대만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은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만에 0-4로 영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대만전 패배는 타격이 컸다.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것은 물론 금메달 도전 전선에도 먹구름이 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은 8개국이 A,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슈퍼 라운드에 진출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슈퍼 라운드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팀 간에는 재대결이 없었다. 조별리그 결과가 슈퍼 라운드 최종 순위 결정에 적용됐고 한국은 1패, 대만은 1승을 안고 슈퍼 라운드를 시작했다. 

한국 야구는 다행히 저력을 발휘했다. 슈퍼 라운드 1, 2위가 금메달 결정전에 오르는 상황에서 일본, 중국을 차례로 꺾고 2승 1패를 만들었다. 대만이 중국을 잡아주면서 복잡한 경우의 수 없이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패한 대만에게 다시 당하지 않았다. 멋지게 복수에 성공하면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항저우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했다. 

류중일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어렵게 금메달을 땄는데 이번 항저우 대회가 더 어려웠다"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투수들을 보니까 앞으로 한국 야구의 미래가 보인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도 털어놨다. KBO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자체적인 선수 선발 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와일드 카드 3장을 제외하고 만 24세 이하 혹은 프로 4년차 미만 선수로만 최종 엔트리를 꾸렸다. 와일드 카드 3장도 실제로는 2장(롯데 박세웅, KIA 최원준) 사용에 그쳤다.

한국 야구는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수 선발을 둘러싼 잡음으로 금메달을 따고도 홍역을 치렀다. 이 때문에 항저우 대회부터는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추고 팀당 최대 3명까지만 선발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안게임은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출전하지만 사령탑이 원하는 선수들을 모두 뽑을 수 없었기 때문에 류중일 감독의 고민이 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직전에는 KIA 투수 이의리를 롯데 외야수 윤동희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발생했다. 대표팀 간판타자로 기대했던 이정후(키움)가 지난 7월 중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것도 전력 약화로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 선수들을 뽑는 과정에서 부상 선수가 나오며 많이 힘들었다"며 "이의리도 부상 때문에 빠져 아쉽게 생각한다. 지금 소속팀에서 잘 던지고 있는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별리그 대만과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곽빈, 문동주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 했는데 내가 판단할 때는 문동주의 컨디션이 더 좋았기 때문에 문동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4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목표를 달성한 야구대표팀은 8일 오후 OZ 360 항공편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다. 


사진=중국 항저우, 엑스포츠뉴스/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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