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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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타선 믿을 구석 '대타 타율 0.391'

기사입력 2011.06.25 09:33 / 기사수정 2011.06.25 09:33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모두 유한준의 만루 홈런에 집중했다.

하지만, 24일 유일하게 치러진 대구 삼성-넥센전의 희비는 3회 유한준의 선제 결승 만루 홈런이 아니라 7회 대타 오윤의 싹쓸이 좌중간 3타점 2루타였다. 적어도 순도 면에서는 오윤의 한 방이 더욱 가치가 있었다. 경기 종반 6-3에서 9-3으로 달아나는 회심의 일타였고, 대타 작전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넥센에 값진 장면이었다.

▲ 값진 대타 활약

이날 유한준의 선제 만루 홈런은 결승타로 기록됐다. 4-0으로 앞선 이후 더 이상 삼성이 리드를 잡지 못했고 그대로 넥센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센은 이후 진갑용 최형우에게 연이어 홈런을 내주며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다. 특히 5-2로 앞선 5회말 수비에서는 안타로 기록됐지만 1루수 조중근의 포구 실수로 박석민을 1루에서 살려주면서 5-3으로 쫓기는 점수를 내주기도 했다.

최근 삼성의 불 붙은 타선과 마운드의 힘을 감안한다면 이후 상황은 오히려 넥센이 쫓기는 듯한 분위기로 전개됐다. 실제 삼성은 이날 승리를 거둔다면 40승 선착과 함께 SK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설 수 있었기 때문에 뒤지고 있었음에도 정현욱과 권혁을 연이어 투입하며 역전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 역시 만만치 않았다. 선발 문성현을 과감히 4⅔이닝만에 내린 뒤 윤지웅 마정길 김대우 이보근 송신영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계투 릴레이를 선보이며 결코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리고 7회초. 삼성 수비의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로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은 다음 바뀐 투수 권혁에게 알드리지가 적시타를 쳐냈다. 점수는 6-3.

이어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그래도 뭔가 불안했다. 넥센 입장에서는 확실한 한 방이 필요했고 결국 김시진 감독은 좌타자 강병식을 빼고 우타자 오윤을 넣었다. 삼성이 권오준으로 즉각 투수를 교체하자 오윤은 더욱 집중력을 갖는 듯했다. 오윤은 올 시즌 언더핸드를 상대로 타율 0.429를 기록한 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볼카운트 1-1서 권오준의 3구째 한복판으로 몰린 변화구를 통타, 좌중간을 갈랐다. 싹쓸이 3타점 적시타로 점수는 순식간에 6-3에서 9-3이 됐고 삼성은 사실상 경기를 포기하는 뜻으로 추격조 이우선을 투입해야만 했다.

▲ 살아있는 김시진 리더십

넥센은 올 시즌 팀 타율 0.248로 7위다. 그러나 대타 타율은 0.391로 8개 구단 중 당당히 1위다. 유독 대타 상황서 집중력이 좋다. 이날 대타로 나서 사실상 팀 승리를 확정한 오윤은 올 시즌 타율이 0.255에 불과하지만 대타로는 0.546 8타점을 자랑한다. 이뿐 아니다. 대타 타율 전체 1위는 신인 고종욱(3타수 2안타)이고, 베테랑 이숭용도 5타수 3안타 5타점 타율 0.600이라는 대타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베테랑 송지만도 대타 타율 0.429 4타점, 김민성도 2타수 1안타 타율 0.500 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대타의 특성상 선수마다 들어선 타석이 천차만별이라 직접 비교는 큰 의미가 없지만, 어쨌든 넥센은 올 시즌 대타 타율 10걸 중 무려 5명이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대타는 대부분 경기 중반 이후 결정적인 상황일 때 투입된다. 이 점에서 1차적으로 김시진 감독의 혜안이 돋보였다고 할 수 있고, 그 다음으로 비주전 선수들의 경기 준비가 충실하다는 걸 알게 해준다. 제아무리 좋은 타자라고 하더라도 대타 타율 0.250을 넘기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대타 타율이 돋보이는 건 그만큼 타선의 힘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감독의 감과 데이터에 따른 용병술이 가미되지 않으면 대타 작전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시즌 넥센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분명히 대타가 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시진 감독의 리더십은 여전히 살아있다. 넥센이 송신영-손승락 계투조 말고도 자랑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사진=오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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