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0:42
연예

"父, 씹는 방법 잊어 돌아가셨다" 이희구, 14년간 치매 걸린 부모님 돌본 사연 [종합]

기사입력 2023.06.19 19:51 / 기사수정 2023.06.19 19:51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개그우먼 이희구가 방송에서 사라졌던 이유가 부모님의 치매로 인한 간병이었고 고백했다. 

19일 방송된 TV조선 '건강한 집'에서는 14년 동안 치매 아버지를 돌본 원조 미녀 개그우먼 이희구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날 개그맨 후배 조영구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이희구의 집을 찾았다. 이희구는 갑자기 방송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해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지독하다는 치매를 앓으셨다. 14년을 모셨는데, 치매가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의 14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그게 치매인 줄 몰랐다. 저도 활동하는 사람이라 바빠서 몰랐다. 방송 활동을 하면 회식을 하지 않나. 시간이 늦어서 저녁을 먹고 간다고 했더니 전화를 확 끊으셨다. 집에 갔더니 이불을 뒤집어쓴 채 화를 내셨다"고 떠올렸다. 



또한 "평소 십 원, 백 원 하나 정확하던 분인데 돈 계산을 했는데 어느 날 돈이 빈다고 하셨다. 이후에 계산을 도와드렸는데 돈이 맞았다. 그리고 저희가 온천을 자주 간다. 시간 약속은 기가 막히던 분이었다. 늘 저를 위해 바나나 우유를 사놓고 기다리시던 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버지가 안 나오셨다. 한참 후에 아버지가 나오셨는데 이상했다. 차에 내려서 보니까 아버지가 하의를 안 입으셨더라. 너무 놀라서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서 가리고 물어봤다. 바지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쇼크였다"고 슬퍼했다. 

이희구는 "이후에 정밀 검사를 받고 뇌 사진을 봤는데 뇌가 앙상한 가지처럼 남았더라. 이미 진행이 많이 된 후였다. 이렇게 많이 진행됐다는 게 제 스스로 인정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이후 아버지도 치매 걸린 사실을 알았다는 이희구는 "그래서 아버지께서 모든 걸 하나씩 정리를 하셨다. 그리고 있던 일들을 모두 다 적으셨다"며 마지막까지 자식 걱정뿐이었던 아버지를 회상했다. 



무려 14년의 간병 기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이희구는 "아버지가 나가려는 성향이 강했다. 내가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잠깐 사이에 나갔다. 그래서 내가 잘 보이는 곳에 등받이가 긴 의자에 아버지를 앉혀놓고 묶었다. 그러면 아버지가 묶으라고 몸을 대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제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니까 돌아가실 때까지 맛있는 음식을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돌아가신 이유가 씹는 걸 잊으셔서 못 드시다가 돌아가셨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희구의 아버지는 그렇게 8년 전 세상을 떠나셨다고. 이희구는 "아직도 아빠가 떠난 것 같지 않다. 당시 아버지 장지를 갔다 오고 나서 저 혼자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었다. 마치 마비가 온 것 같았다. 슬프다, 괴롭다는 아무 느낌이 없었다. 그러다 두 달이 지나고 나서 급격하게 우울증이 심하게 왔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금 와서 걱정이 되는 건 엄마도 치매다. 엄마도 벌써 한참 진행된 상태였다. (공격성이 커서) 설거지하고 있으면 내 머리채를 휘어잡고 쓰러뜨린 채 배 위에 올라타서 할퀴고 때렸다. (부모님 간병에) 24시간을 뜬눈으로 새웠다. 그래서 제가 아픈 건 참고 견뎌야만 했다. 통증이 오면 진통제로 살다가 나중에는 그것도 토하게 됐다. 엉망이었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치매 증상이 악화돼 최근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이희구는 "기간을 두고 아버님의 물건 정리를 하라"는 전문가의 조언에 "제가 원하는 바다. 이제는 바꿔볼 만한 것 같다"고 변화의 의지를 피력했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