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해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선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실수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린샤오쥔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아시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및 결승전 멤버에서 빠졌다.
중국은 4년 전 이 종목을 우승했던 디펜딩 챔피언이다. 혼성 2000m 계주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됐는데 중국은 우다징, 런쯔웨이, 판커신 등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들을 앞세워 초대 챔피언이 됐다.
우다징과 런쯔웨이가 빠지면서 이번 대회 혼성 2000m 계주에선 린샤오쥔이 에이스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 직전 중국 관영 방송 CCTV에 출연하며 "중국에 감사하고 감사하다"는 말로 새 조국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중국 내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중국은 예선에서 궁리~장추퉁~쑨룽~린샤오쥔으로 라인업을 꾸려 캐나다에 이은 3조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부터 린샤오쥔이 빠졌다. 중국은 준결승에선 궁리~왕신란~쑨룽~류샤오앙으로 라인업을 바뀌었다.
남자 선수 중 린샤오쥔을 빼고 헝가리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는 또 다른 귀화 선수 류샤오앙을 집어넣었다. 우승후보 네덜란드가 넘어지면서 중국은 생각보다 쉽게 결승에 올랐다.
중국의 결승 라인업은 또 바뀌었지만 린샤오쥔의 자리는 없었다. 궁리~장추퉁~쑨룽~류샤오앙이었다. 왕신란이 빠지고 다시 장추퉁이 들어갔다. 남자 선수 두 명은 그대로였다.
린샤오쥔은 이날 결승을 링크 밖에서 지켜봤다. 중국이 메달을 따내면 대회 규정에 따라 린샤오쥔도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챙기게 된다.
린샤오쥔은 중요한 레이스에 중국 코치진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중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료들의 레이스를 지켜봐 중국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국 웨이보에는 린샤오쥔이 경기 내내 두 손을 맞잡고 동료들의 레이스를 초조하게 지켜보는 모습이 나돌았다.
특히 결승에서 선두를 달리던 쑨룽이 코너에서 미끄러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자, 자신이 넘어진 양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결국 중국이 4위로 레이스를 마감해 린샤오쥔은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시상대에 오르길 간절히 바랐지만 안타까움이 크게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혼성) 계주 결승은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린샤오쥔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동료의 실수에 표정이 급변해 실망했고 결국 메달을 얻지 못하자 얼굴을 가리는 진정성까지 보여줘 경기 내내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 소후닷컴은 "쑨룽 대신 경험 많은 린샤오쥔이 결승에 나섰더라면 최소한 벨기에는 이겼을 것"이라며 "쑨룽이 경기를 망치면서 린샤오쥔을 결승 멤버에서 빠트린 것이 큰 패착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쇼트트랙계에서도 "쑨룽이 예선, 준결승, 결승을 다 뛰어야 할 정도였나. 린샤오쥔이 당연히 결승에서 3번 혹은 4번 주자로 뛰었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트리는 중이다.
린샤오쥔읜 CCTV 인터뷰에서 8년 만의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년간 좌우 어깨 수술을 모두 받았다. 3개월 후에야 훈련을 재개해 부상을 극복하며 반등해 왔다.
린샤오쥔은 연신 "매우 감사하다"라며 중국 합류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8년 동안 힘든 날이 많이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중국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행운이고 감사하다"라며 재차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8년 동안 꿈꿨던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더욱 감사하다. 팀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승리할 때마다 내가 자랑스럽다. 올림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첫 종목에서 선발 제외에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린샤오쥔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린샤오쥔은 오는 13일 오전 4시부터 시작하는 쇼트트랙 남자 1000m 8강에서 4조에 속해 개인전을 시작한다. 4조에는 대한민국 쇼트트랙 기대주 임종언(고양시청)이 속해 있다. 임종언은 린샤오쥔이 한국 대표였던 2018 평창 올림픽 때 남자 1500m 우승 장먄을 보고 쇼트트랙을 본격 시작했다고 수 차례 고백한 적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 ISU / 웨이보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