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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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슈룹', 비판 옳지만 사극적 허용 이해해야 [엑's 초점]

기사입력 2022.11.06 11:5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상상력으로 만든 세상, 현실과 똑같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tvN 토일극 '슈룹'은 자식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리는 드라마. 첫 회 시청률 7.6%로 출발, 6회 만에 11.3%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다. 지난 5일 방송된 7회는 9.4%로 요일별 시청률 또한 1.6%P가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단언컨대 '슈룹'을 이끌어가는 힘은 김혜수다. KBS 2TV '장희빈'(2002) 이후 20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김혜수는 자식 교육에 앞장서고 서스럼 없이 욕도 하는 소탈한 인물을 당대 여성 중 가장 높은 신분인 중전에 녹여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중전 김혜수와 대비 김해숙의 갈등으로 풀어가는 '슈룹'의 여성 캐릭터 중심의 서사도 남성 중심이었던 사극 장르에 색다름을 주는 지점이다. 또 성소수자 계성대군(유선호 분)과 그를 품어주는 중전의 에피소드는 현대의 어젠다를 사극 장르로 풀어내며 신선한 비틈을 선사했다. 



시청률, 화제성 모두 잘나가는 '슈룹'이지만 최근 역사 고증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조선의 시대적 배경에 중국식 표현들이 등장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tvN 측은 중전이 왕의 침전을 찾는 장면에 등장한 '태화전'이 청나라 당시 자금성 정전의 이름이라는 의견에 "'태화'는 신라시대 연호, 고려시대 학당 등 유교 경전에서 흔하게 쓰이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5회에 중전 김혜수가 영의정 앞에서 '본궁'이라고 지칭하는 말이 중국식 표현이라는 주장에는 "본인이라는 현대적 표현일 뿐이다. 자문을 받았을 때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신첩,' '소첩'이라는 말은 중전이 왕 앞에서 쓰는 표현이다. 해당 장면에서 중전이 대화를 나누는 상대는 왕이 아닌 (적대적인) 영의정이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또한 일부 시청자들이 제기한 중국 자본의 제작 참여나 작가가 조선족이냐는 허무맹랑한 의혹에는 "사실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단 2회에서 황귀인(옥자연)의 대사 중 '물귀원주'가 중국어 자막으로 표기된 것에는 tvN 측은 "'물귀원주'의 중국식 간자체 표기는 제작진의 실수가 있었고 시청자 여러분이 알려 주셔서 수정할 수 있었다. 이에 사과드리며 제작에 더욱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슈룹'은 사극이면서도 사극이라기보다는 현대에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사극을 빌어서 이야기하는 패러디극에 가깝다"며 "과거에는 특정 역사적, 시공간 혹은 인물을 새롭게 해석하는 과정에서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면 이제는 퓨전 사극을 전면에 내세우게 되니 역사 왜곡보다는 시대에 대한 고증 논란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슈룹'의 경우에는 중국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진 부분이 있다. 심플하게 볼 때 사극은 시공간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tvN '환혼'처럼 가상의 시공간을 둘 수도 있지만 '슈룹'이 조선을 선택한 이유는 조선의 적통 승계와 그에 대한 위험성, 밀고 들어오는 후궁들의 암투가 조선을 썼을 때 훨씬 극성이 높아지기 떄문일 것이다. 물론 이런 선택을 했다면 고증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평론가는 "사극 자체는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장르라서 모든 걸 재단하기 시작하게 되면 힘들어진다. 물론 고증이 충분히 되지 않았을 때 창작자에게 제기되는 비판은 건강하다고 본다. 그럴 때는 사과하고 수정하고 소통이 가능하면 된다. 그러나 마치 굉장한 의도를 갖고 '이 사극은 안 돼'라고 몰아가거나 작품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부분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tv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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