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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떠나 잘해야 기회 준다" 600승 감독의 확고한 철학

기사입력 2022.05.05 07:0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4일 LG 트윈스를 5-2로 꺾고 사령탑 데뷔 후 통산 600승 고지를 밟았다. KBO 40년 역사상 단 10명의 감독만 이룩했던 대기록을 현역 감독으로는 유일하게 달성하면서 2010년대 최고의 명장으로 또 한 번 우뚝 섰다.

김 감독은 600승 달성 직후 "함께했던 모든 코치, 선수들에게 고맙고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게 돼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다"며 "상대팀이 절대 얕볼 수 없는 팀을 만들고 싶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선배들이 모범을 보이고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부분들이 잘 이뤄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2016, 2019 시즌 통합우승, 2017-2018, 2020-2021 준우승 등 한국시리즈를 두산의 연례 행사로 만든 건 김 감독의 지도력이 컸다. 

김 감독은 거의 매년 연말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2015년에는 김현수(현 LG)가 메이저리그로, 2017년에는 민병헌(은퇴)이 롯데로, 2018년에는 양의지가 NC로, 2020년에는 오재일과 최주환이 각각 삼성, SSG로, 지난해에도 박건우가 NC로 FA 이적하면서 전력 약화 속에 새 시즌을 구상하는 게 달갑지 않은 일상이 됐다.

하지만 두산에는 '리빌딩'이라는 수식어는 따라다니지 않았다. 활용 가능한 자원들로 최대의 성과를 내고자 했고 그 결과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었다. 현재 기량과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는 김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김 감독은 "리빌딩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왜 리빌딩을 해야 한다고 하는지 솔직히 나는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베테랑들이 나이가 들어서 기량이 떨어지면 더 잘하는 어린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이어 "반대로 마흔을 넘긴 선수도 계속 잘하면 주전으로 나간다. 같은 포지션에 어린 선수가 베테랑을 못 이기면 못 나가는 것"이라며 "감독은 게임을 이기려고 구상을 해서 결정하는 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령탑으로서 그동안 선수들을 향한 칭찬에 인색했던 부분은 인정했다. 스스로 설정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근보다 채찍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선수가 어느 정도 기본적인 기량을 갖춰야 한다. 기준선까지는 올라와야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이런 부분에서 코치들을 닥달하고 듣기 싫은 소리도 자주 했다. 칭찬만 가지고는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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