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박민영이 '기상청 사람들' 속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공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민영은 지난 3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에서 기상청 총괄2과 총괄예보관 진하경을 연기했다.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윤박 분)과 오랜 사내연애 끝에 결혼할 뻔 했으나, 한기준이 최유진(유라)과 바람이 나면서 큰 상처를 받은 인물. 이후 이시우(송강)과 사내연애를 하게 된 진하경은 한기준과 쿨하게 친구 사이로 남아 눈길을 끌었다.
'기상청 사람들'의 부제가 '사내연애 잔혹사 편'인 만큼, 사내연애를 두 번 한 진하경은 잔혹한 일을 많이 겪었다. 박민영은 그중에서도 한기준, 채유진의 결혼 이후, 기상청에서 다투는 장면이 가장 잔혹하게 다가왔다고. 7일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저한텐 그 쿨함이 저에게 어렵게 다가오더라. 그 기준이와 반반 다툼이 있은 후에, 복수의 칼날을 막 들이대고 있는데 시원한 게 아니고 눈물이 나더라. 그래서 가장 잔혹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윤박이 연기한 한기준 캐릭터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본 분들도 거의 모든 신이 이해가 안 되지 않았을까. 유난히 때리는 장면이 많은데 그게 (마음에서) 우러나서 때리게 되는 거다. 헤어진 여자친구한테 와서 칼럼 써달라고 하고, 반반 내놓으라 그러고. 그게 본인이 잘못해서, 그분들의 베드신을 본 후라서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는 생각이 화면을 뚫고 나오더라. 1,2부 엔딩을 보면 경멸도 아니고 세게 맞은 듯한, 어이가 없더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연기를 정말 잘하는구나 싶었다. 얄미운 건 되게 순화시켜서 이야기한 거고,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해줬다. 사실 이 안에서는 가장 치고받고 많이 싸웠던 친구이지만 실제로 윤박 씨와 저의, 배우간의 케미스트리는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합도 잘 맞고. 리허설 할 때는 모든 분이 웃을 정도였다"며 윤박과의 호흡을 짚어주기도 했다.
실제로 박민영이 진하경과 같은 일을 겪는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그는 질문을 받자마자 "못 봐요. 저는 손절"이라고 운을 뗀 뒤 "저는 못 볼 것 같다. 그래서 저는 그녀의 쿨함에 정말 놀라기도 하고 좀 이상하기도 하고. 저는 이해가 안 되니까. 저는 구시대적인 사람인가 이런 고민을 한 적도 있다. 저는 아무튼 못할 것 같다"고 속마음을 꺼내놨다.
그러면서도 진하경이 한기준에게 쏘아붙이는 신을 짚으며 "시원하게 일침을 가하는 사이다신은 제가 이 작품을 하게 된 결정적인 신인 것 같다. 그 신을 보고 '아 하고 싶다', '저 개XX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것 같다. 99개의 고구마를 사이다 한 캔으로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면, 고구마를 많이 먹어야겠다 생각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실제라면 이시우와 한기준 중 누구한테 더 끌리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박민영은 "실제라면 둘 다 제 스타일이 아니긴 한데.."라고 말문을 연 뒤 "왜냐면 저는 확실한 게 좋은데 둘 다 애매모호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경우가 많은 사람들이다. 저는 저한테 확 '가자!' 이렇게 하는 사람이 좋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극 중 진하경은 엄마에게 결혼 독촉을 받는 인물이기도 했다. 박민영은 1986년생으로 37세. 박민영도 진하경처럼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한 적이 있을까. 그는 "저도 20대 때부터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제 예전 인터뷰를 보면 항상 20대 때는 '27살에 할 거예요', 후반에는 '30살에 할 거예요', 뭐 이랬다. 나중엔 더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며 "저는 아직도 그렇다. 일을 너무 좋아하고 있고 '일이 재미없는 순간 2막을 찾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재밌더라. 지금도 모여서 회의할 때가 재밌고, 그런 걸 보면 저는 (결혼이) 조금 멀지 않았나. 일이 가장 우선인 시기인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 = 후크엔터테인먼트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