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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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반전] "내 빠순이나 하지"…우주소녀 보나의 역대급 쎈캐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2.03.20 12:10

김노을 기자


산소만 먹을 것 같던 여배우의 거지꼴, 박력 넘치던 아이돌 그룹의 감미로운 미성의 반전은 때때로 짜릿한 쾌감을 안깁니다. 누가 팔색조 아니랄까봐. 갖가지 반전으로 새로움을 안기는 매력 장인들의 두 얼굴을 살펴보는 시간, '이런반전'이 있나.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그러게 내 빠순이나 계속하지. 왜 주제 넘게 여기까지 와서 지랄이야." -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6회 중

그룹 우주소녀 멤버 겸 배우로 활동 중인 보나(본명 김지연)가 통통 튀는 매력을 벗고 무표정 쎈캐(센 캐릭터)를 입었다.

1998년을 배경으로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연출 정지현)는 보나의 다섯 번째 출연작이다.

극 중 보나가 연기하는 펜싱 국가대표 선수 고유림은 카리스마와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다. 펜싱을 위해 칼을 잡으면 한없이 냉철한 승부사 기질이 발동하지만 일상에서는 어딘가 엉뚱한 면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물론 회차가 거듭될수록 라이벌 나희도(김태리 분)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유림의 어두운 서사도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는 상황.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았지만 평행선을 걷던 희도와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가깝다.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이 오듯 PC 통신을 매개로 절친해진 두 사람은 이제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관계다. 희도가 '라이더37'이라는 사실을 알고 도망치던 유림은 더이상 현실로부터 도망치지 않는다. 그리고 유림의 성숙한 성장 서사는 보나의 덤덤한 얼굴로 설득력 있게 시청자들에게 닿고 있다.

유림을 짓누르는 건 다름 아닌 어려운 가정 형편과 여기서 비롯된 시합에 대한 압박감이다. 보나는 유림과 희도가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앞두고 갈등이 폭발하자 "그러게 내 빠순이나 계속하지. 왜 주제 넘게 여기까지 와서 지랄이야"라고 내뱉는 장면에서 복잡다단한 유림의 감정선을 브라운관 너머로 잘 전달했다. 자칫 1차원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보나의 연기에는 유림의 설움과 분노가 적절히 묻어났다.

보나의 입에서 이리도 거친 대사가 나올 거라고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려지지 않았다. 보나는 2017년 KBS 2TV '최고의 한방'을 시작으로 '란제리 소녀시대' '당신의 하우스헬퍼' '오! 삼광빌라!' 등 5년여에 걸쳐 차근차근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실제 경험을 살린 연습생 역할부터 사투리 연기 등 대체로 사랑스러운 인물이 주를 이뤘고, 연기를 진지하게 대한 결과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인생작을 만났다.

보나가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2016년 우주소녀로 데뷔한 바로 이듬해부터다. 아이돌인 그에게는 비주얼 센터, 춤 센터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팀 내 인기도 상당한 만큼 부담감은 필연적이었다. 게다가 그룹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는 상황에서 이미지를 지키는 동시에 탈피하는 일이 가장 큰 숙제로 여겨졌지만 '연기돌'에게 따르는 흔한 연기력 논란 한 번 없었다.

작은 배역부터 차근차근 밟아온 덕분인지 가수와 배우라는 두 가지 롤을 모두 만족스럽게 지켜낸 보나. 특히 전작인 '오! 삼광빌라!'에서 혼인신고도 제멋대로 하는 막무가내 둘째 딸 역할로 통통 튀는 비타민 매력을 발산했다면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서는 그야말로 역대급 쎈캐이자 인생캐(인생 캐릭터)를 만나 반전 연기력으로 제대로 발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곧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했음을 증명한다.

천천히, 그러나 눈에 띄는 강렬함으로 성장세를 탄 보나. 아직 '스물다섯 스물하나' 방영이 한창이지만 변화무쌍한 보나의 연기를 보고 있자니 벌써부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KBS, tvN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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