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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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60대 할머니 담배셔틀·폭행 10대 사건에 "절망했다" [전문]

기사입력 2021.09.01 10:2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작가이자 방송인 허지웅이 60대 여성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폭행, 조롱을 가한 10대들의 만행에 심경을 밝혔다.

허지웅은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최근 한무리의 남녀 학생들이 거리의 60대 할머니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할머니가 거부하자 주변 위안부 소녀상 앞의 국화꽃으로 할머니를 때리며 조롱하고 촬영하는 일이 있었다"라고 적었다.

앞서 60대 여성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막말과 폭행을 가한 10대들의 사건이 보도돼 공분을 산 바 있다.

허지웅은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조사 과정에서 학생들은 장난이었다고 밝혔다. 국화꽃과 비아냥 때문이 아니라 속수무책으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 할머니의 체념 때문에, 저는 절망했다. 이런 세상을 상상해본 적도, 예측해본 일도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여주에서 10대 학생 4명이 60대 여성에게 폭언, 조롱하며 위협적으로 담배를 사 오라고 요구했다. 위안부 소녀상 추모 꽃으로 할머니의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해당 학생들에 대한 엄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게재 이틀 만에 동의가 5만여 명을 넘기도 했다.

다음은 허지웅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전문.

주인공 안톤 쉬거의 머리 스타일로 더 유명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제목은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에서 온 것입니다.
그 의미는 시나 원작소설이나 영화나 같습니다.
제 아무리 현명한 사람일지라도 세상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경험과 사유를 통해 오랜 시간 지혜를 터득해온 사람조차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삶의 풍경과 가치관 앞에선
무력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서글퍼할 뿐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지요.
최근 한무리의 남녀 학생들이 거리의 60대 할머니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할머니가 거부하자 주변 위안부 소녀상 앞의 국화꽃으로 할머니를 때리며
조롱하고 촬영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조사 과정에서 학생들은 장난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국화꽃과 비아냥 때문이 아니라
속수무책으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 할머니의 체념 때문에, 저는 절망했습니다.
이런 세상을 상상해본 적도, 예측해본 일도 없습니다.
여러분도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영문도 모르겠고 해법도 모르겠습니다.
할머니는 학생들이 처벌받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을 인내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렇게 감싸안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도리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없이 무력하게만 느껴지는 내가 참 싫은, 그런 아침입니다. #허지웅쇼 #sbs라디오

사진= 허지웅 인스타그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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