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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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논나 "삼풍백화점 사고, 하루차이로 피해…동료 잃었다" (대화의 희열3)[종합]

기사입력 2021.07.16 10:50 / 기사수정 2021.07.16 10:04

이서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서은 인턴기자) '대화의 희열3'에 출연한 밀라논나가 삼풍백화점 사고를 간접적으로 겪었다고 털어놨다. 

15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에서는 대한민국 패션 1세대이자 패션 유튜버로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 밀라논나가 출연했다. 밀라논나는 밀라노에 할머니라는 뜻을 가진 논나라는 단어를 합친 것으로, '밀라노 할머니'인 자신을 나타낸다고. 그는 단 70개의 영상으로 총 조회수 4800만을 기록 중인 유튜버로, 젊은 세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밀라논나는 "2019년에 이탈리아 패션에 대한 책을 썼다. 또 한 권 써볼까 하는 찰나에 지인의 후배가 '선생님과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젊은 세대는 영상을 많이 보니까.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1952년 한국전쟁 중 태어났다는 밀라논나는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중에 태어나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제가 태어났을 당시에 부모님이 저를 낳아 놓고 입이 커서 못생겼다고 했는데, '당신들이 낳아 놓고 왜 나보고 못생겼다고 하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주눅이 들어 있었는데 다행히 할머니가 예뻐해 주셨다"고 말하며 "할머니가 옷을 직접 만드시는 걸 보고 재밌어 보여 나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보수적인 아버지가 규율이 엄격한 학교를 보내자 밀라논나는 대학교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진학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그는 "반대를 무릅쓰고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에 갔다. 그때부터 옷을 잘 입었던 것 같다. 당시 미니스커트가 금지되어 있었는데 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극장에서 클라우디오 빌라라는 이탈리아 테너 가수의 공연을 듣고 이탈리아어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밀라논나는 신문에서 이탈리아 또한 패션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부터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매료된 그는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밀라논나는 "졸업하고 나면 시집을 가라는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반항했다. 그런데 끝까지 반대하시다가 우연한 계기로 대학 교수님이 '너처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다'라고 하셔서 소개팅을 하게 됐다. 그 친구도 유학을 준비 중이더라. 물론 좋아하기도 했지만 이 친구랑 결혼하면 유학을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께 말씀 드렸더니 결혼하면 유학을 보내준다고 하셔서 결혼했다"고 밝혔다.



당대 이탈리아 최고의 마랑고니 패션학교에 진학한 그는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의 창립자 도메니코 돌체와 동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님이 동양인이라서 손이 섬세하다"고 하면 옆에서 와서 쳐다보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3살 아이가 있었던 밀라논나는 아이는 함께 출국할 수 없다는 말에 아이를 두고 왔지만, 계속 생각이 났다고 밝히기도. 귀인인 이탈리아 재정 보증인을 만나 겨우 아이를 데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1986년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의상을 맡아 최초로 국가 예산에서 '디자인료'를 받아 냈다고 밝혔다. 당시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값은 없었다고 말하며 "직접 의상 스케치를 들고 담당자를 찾아 갔다. '디자인료를 주실래요, 지금 이 디자인을 여기서 찢으실래요?'했다"라고 했다고. 결국 최초로 국가 예비비에서 '디자인료'를 받아 내 후배들을 위한 길을 개척한 인물이 됐다.

당시 스칼라극장이라는 유럽의 3대 오페라 극장에서 세계적인 테너 故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만나 친구가 되기도 했다는 밀라논나는 "작은 나를 '병뚜껑'이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나도 질세라 '감자 자루'라고 불러줬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세계적인 브랜드 페라가모, 막스마니가 한국에 런칭될 수 있게 이탈리아에 가서 담판을 짓고 오기도 했다는 그는 인생에 최대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큰아들이 수능을 열흘 앞두고 동정맥 기형으로 뇌 수술을 받게 된 것. 그는 "아들이 수술 중 죽을수도 있다고 했다. 그때 갑자기 기도가 나오더라. '아들만 살려주시면 어려운 아이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간절하게 기도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아들이 살았지만, 중요한 기획전이 있어 회복 중인 아들을 두고 출근까지 했다고 밝혔다.

밀라논나는 "1년 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동료들을 많이 잃었다. 제가 그 때 월, 수, 금요일에 출근이었는데 삼풍백화점이 목요일에 무너졌다. 저도 죽을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살아남은 것에 대한 부채감이 컸다. 삶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들을 겪은 뒤 '산이라면 넘자, 강이라면 건너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대화의 희열3'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 = KBS 2TV '대화의 희열3' 캡처 화면 

이서은 기자 finley031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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