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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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혁 "재산·사람 잃고 찜질방 생활도, 이젠 행복…평생 배우하고파"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0.07.01 10:32 / 기사수정 2020.07.01 16:2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무대에서 뛰어난 캐릭터 해석력과 연기력을 발휘하는 오종혁은 로저의 삶에 온전히 몰입하고 있다.

현재 뮤지컬 ‘렌트’에서 음악가이자 에이즈 환자 로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죽기 전 텅 빈 삶을 구원해줄 마지막 노래를 남기기 위해 고뇌하는 인물이다.

오종혁은 로저가 과거의 자신과 닮았다고 털어놓았다. 1999년 클릭비로 화려하게 데뷔하고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그는 스스로 암울한 삶이라고 말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지나왔다.

“병에 걸리고 죽어가는 것 외엔 예전의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모든 게 부정적이고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해줘도 들리지 않는 시기였어요. 공연계에 처음 들어올 때 2, 3주간 아무것도 안 했어요. 구석에 등을 붙여서 가만히 대본만 넘겼어요. 내가 여기 왜 와 있는 거지 싶었거든요.

저도 인정할 정도로 암울한 삶이었어요. 주변에 사람이 다가오는 걸 꺼렸어요. 친하다고 생각한 관계자, 스태프, 배우들이 ‘넌 우리와 안 친해지고 싶어 하잖아’라고 말해 굉장히 당황했죠. 그만큼 닫혀 있었고 사람들을 밀어냈어요. 가요계에 있을 때도 대기실에 한 두 팀이 같이 있는 게 불편해서 항상 차에 있었어요. 순서가 되면 무대에서 노래하고요. 굳이 웃어야 하는 게 힘들었고 사람과 마주치는 게 힘들었어요. 그때의 저와 로저가 가장 비슷한 거 같아요. 그때 가진 감정이 앤디 연출의 눈에 보였던 것 같아요.” 

현재의 그는 많이 달라졌단다.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서글서글한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요즘의 저와는 그다지 닮은 부분이 없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변한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인 걸 표현하고 어딜 가도 바보가 된 것처럼 헤헤거리는데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순간들이 좋고 즐거워요. 아직도 어떤 분들은 너는 가만있으면 슬퍼 보인다고 하세요. 저는 기분이 좋은데. 사람들과 있을 때 너무 즐거워요. 연습할 때 이 사람을 알아가는 게 즐겁죠.”

오종혁은 극 중 로저처럼 20대 청춘을 지나오며 힘든 일을 겪었다. 과거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사건으로 클릭비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됐고 사기도 당하고 살던 집에서 쫓겨나고 배신도 당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그는 달라졌다. “돌이켜보면 값진 경험”이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내보였다.  

“사람, 재산 등을 다 잃은 시기여서 그때 기억은 악밖에 없었고 가장 바닥임을 느꼈어요. 찜질방에서 6개월 이상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숨어 지내다 어느 날 내가 뭐 하고 있지 했어요. 이 삶보다 나아지자는 생각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럴 때도 있었지 해요. 자존감이 모든 게 낮았던 시기여서 그때 기억을 잘 떠올리지 않으려고 해요. 24, 25세에 겪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선물이에요. 지금 나이에 그랬으면 다시 못 일어났을 거예요. 모든 걸 이뤄내고 그런 시기가 왔다면 못 일어났을 것 같거든요. 그 시기를 빨리 겪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게 된 것 같아요.” 

오종혁은 2008년 ‘온에어 시즌2’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뮤지컬 ‘그날들’, ‘블러드 브라더스’, ‘노트르담드파리’, ‘공동경비구역 JSA’, ‘쓰릴미’,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명성황후’, 연극 ‘프라이드’, ‘킬미나우’, ‘킬롤로지’, 영화 ‘무수단’, ‘치즈인터트랩’ 드라마 ‘기타와 핫팬츠’, ‘힐러’ 등에서 활약, 다방면에 활동 중이다.

뮤지컬 '렌트'까지, 클릭비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연기자로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다. 

“저는 배우가 익숙한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가수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싫은 게 아니라 가수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에 민망해요. 평생 배우를 하고 싶어요. 10년 넘게 해오고 있음에도 항상 새롭고 설레요. 연기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해야 하나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개인적인 만족감이나 포만감이 커요. 나이가 들어도 연기를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신시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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