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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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날씨 때문에 전북은 '울상'

기사입력 2010.04.16 02:24 / 기사수정 2010.04.16 02:24

허종호 기자

[엑스포츠뉴스=허종호 기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랬던가? 전북 현대가 많은 준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울상이다.

전북은 지난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ACL) 5차전에서 페르시푸라 자야푸라에 8-0 대승을 거뒀다. 팀 관계자나 홈팬들 입장에서는 골이 많이 터진 만큼 즐거운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지만, 실상 그렇지만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기뻐할 많은 관중이 없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단 1,862명. 지난해 평균 관중 15,797명을 기록한 전북에 어울리지 않는 수치였다. 그렇기에 팀 관계자도 대승에도 불구하고 마냥 즐거워만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지난해 평균 관중 순위 3위를 기록한 전북에 이렇게 적은 관중이 찾은 것일까? 이유는 전북의 경기력도, 선수 탓도 아니었다. 날씨 때문이었다. 이날 전주의 기온은 최저 0.2도를 기록할 정도로 매우 쌀쌀했다. 게다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눈이 내리며 팬들은 쉽사리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

이날 날씨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사상 첫 강설 취소가 된 것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전북의 불행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K-리그 개막전이 열렸던 2월 27일 전북의 상대는 수원 삼성이었다. 상대가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수원이었기에 많은 관중이 예상됐다. 그렇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바로 비가 내렸기 때문. 이 비 때문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엔 18,207명의 관중만이 찾았다.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2만 5천 명 이상의 구름 관중을 예상했던 전북 관계자들에겐 아쉬움이 남았다.



▲ 우산을 들고…우비를 입고 전북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 ⓒ 전북 현대 제공  

그리고 한·일 클럽 대결로 관심을 끈 3월 9일 ACL 2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도 불행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날 날씨는 -2.1도의 최저 기온과 더불어 비가 내리다 눈으로 바뀌었다. 이날 내린 눈은 한때 큰 도로를 마비시킬 정도의 폭설이었다. 관중수도 날씨의 영향을 받아 3,800명으로 저조했다.

날씨가 좀 따뜻하나 싶더니 이번엔 황사가 말썽을 일으켰다. ACL 창춘 야타이와의 4차전이 있던 3월 30일 황사가 발생한 것. 비록 심한 황사는 아니었지만, 실외경기인 축구관람에 악영향을 끼치기에는 충분했다. 결국, 이날 5,860명의 관중만이 경기장을 찾았다.  페르시푸라와의 홈경기가 끝나고 만난 전북의 한 관계자는 "궂은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또한, 이날 열광적인 응원을 한 몇몇 팬들에게 경품 지급까지 생각했다고 했다.

수치상으로는 적은 관중이었지만, 그들이 전북을 위하는 마음만큼은 그 무엇보다 크지 않았을까 싶다.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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