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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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가시나들' PD "노년의 기쁨·설렘 보여주고 싶었다"[단독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6.10 10:23 / 기사수정 2019.06.10 12:0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숨겨진 보석 같은 예능이었다. '가시나들'이 따뜻한 힐링을 선사했다. 

9일 MBC '가시나들'이 종영했다. 이날 장동윤 김점금, 최유정 소판순, 우기 박승자, 수빈 박무순, 이브 이남순은 봄 소풍을 즐기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학생들과 짝꿍들은 스피드 퀴즈로 호흡했다. 학생들의 기상천외한 설명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후 종이 떼기 게임과 사진 촬영도 이어졌다. 박무순 학생은 "오래 사니 별거 다 한다. 오늘 아침 적에는 울고 오후에는 웃고 인생살이 참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유정은 "할머니들 만나 너무 좋다"며 미소지었다.

집으로 돌아온 우기, 박승자는 고사리 끊기에 나섰다. 문소리 선생님과 최유정은 소판순 학생의 마당에 꽃을 심었다. 수빈과 이브는 박무순 이남순 학생에게 온열 안대를 선물했다. 두 사람은 학생들이 쉬는 동안 마당을 꾸미고 저녁을 차렸다. 상어가족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등 디너쇼(?)를 펼쳤다. 네 사람은 토끼, 치킨 모자를 쓰고 웃음꽃을 피웠다. 장동윤은 고무장갑, 멀티탭, 커피, 핸드크림, 신발 등 김점금 학생이 필요한 물건을 선물했다. 우기는 마사지 겸용 기린 인형을 박승자 학생에게 건넸다.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은 짝꿍에게 도움을 받아 편지를 작성했다.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학생들은 엄마,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다. 육중완은 기타를 치며 헤어짐을 노래했고 문소리는 답시로 '눈물을 먹었다'를 낭독했다.

'가시나들'은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들’이란 뜻으로 인생은 마스터했지만 한글을 모르는 할매들과 한글은 마스터했지만 인생이 궁금한 20대 연예인들이 동고동락한 프로그램이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연작이다. 어르신 학생들은 가난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 없어 글을 배울 시기를 놓쳤지만 늦게라도 배움의 세계의 발을 들였다. 맞춤법이 틀려도, 글씨체가 삐뚤삐뚤해도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들의 설렘이 그대로 전해졌다.

'가시나들'을 연출한 권성민 PD는 엑스포츠뉴스에 "노년의 나이에 새로운 것을 배워가며 누리는 기쁨과 설렘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설렘이 깃든 시골의 삶을 시청자의 시선으로 대신 보며 궁금해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늙음, 노년 등의 단어를 들으면 괜스레 거부감이 들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다. 하지만 늙는다는 건 인생의 자연스러운 여정이다. '가시나들' 역시 한글을 배우는 게 다는 아니었다. 노년의 학생들이 젊은 짝꿍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세대와 나이차를 초월한 케미를 발산했다.

권성민 PD는 "'나이든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방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대 짝꿍들은 할머니들을 보며, 할머니들은 또 젊은 짝꿍들을 보며 서로의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했다. 이러한 고민의 지점들이 잘 전달돼 호평을 해준 게 아닌가 싶다. 더불어 최근 예능프로그램들에서 많이 다루는 소재나 출연자가 아니라는 점도 신선하게 느끼신 듯 하다"고 호평을 받은 이유를 꼽았다.

이어 "실제 현장에서 제작진이 느낀 분위기를 최대한 TV로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할머니들이 아무래도 비연예인인 만큼 많은 카메라와 스태프들을 낯설어하지 않으실까 걱정도 했다. 정작 촬영에 들어가자 할머니들은 눈앞에 짝꿍에게 빠져 우리는 그리 신경쓰지 않으시더라. 그만큼 짝꿍 출연자들이 진심으로 할머니들을 사로잡았다"며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가시나들'은 자극적인 요소나 억지스러운 웃음 대신 따뜻하고 훈훈한 힐링 예능의 분위기를 풍겼다. 파일럿 4회 방송으로 마무리됐지만 호평을 얻은 만큼 정규 편성도 기대해 볼 만하다.

권 PD는 "방송에 다 내지 못하고 버린 분량도 많고, 앞으로 더 다루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 제작진도 정규편성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예능국 안에서는 기존의 색깔과도 많이 다르고, 좋은 반응에 비해 시청률은 그렇게 잘 나오지 못해 논의가 다소 있는 것 같다. 정규 편성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이 건의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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