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5-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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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한 감독" 자조하던 이상민 감독, 역경 이겨내고 선수→코치→감독 모두 정상 등극! 'KCC 영구결번' 이름값 해냈다

기사입력 2026.05.14 08:14 / 기사수정 2026.05.14 08:14



(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어떻게 보면 실패한 감독이잖아요. 저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5월, 부산 KCC 이지스의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상민 감독은 이와 같이 얘기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이견의 여지 없는 최고의 선수였다. 연세대 시절부터 문경은, 서장훈, 우지원 등과 대학팀 돌풍을 일으켰고, 상무 농구단에 이어 프로 출범 후 대전 현대 다이냇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1997-1998시즌과 1998-1999시즌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팀이 KCC에 인수된 후에도 2003-2004시즌 한 차례 더 정상에 올랐다. 이 감독은 전신을 포함해 KCC에서 오랜 기간 뛰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떠올랐다. 9년 연속 올스타 선정 등 실력과 인기를 겸비했다. 



그러던 이 감독은 2007년 FA(자유계약선수) 서장훈의 보상선수로 서울 삼성 썬더스로 이적했다. 그야말로 농구판을 뒤흔든 충격의 움직임이었다. 그래도 그는 삼성에서도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며 선수 생활을 마쳤다. 

은퇴 후 삼성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상민 감독은 2014-2015시즌부터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다. 2년 차에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시즌에는 11연패에 빠졌고, 선수의 음주운전까지 겹치며 2022년 1월 자진 사퇴했다. 

한 시즌 야인으로 지낸 이 감독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코치로 16년 만에 KCC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해 전창진 감독을 보좌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이 감독은 올 시즌 KCC 사령탑으로 승격했다. 이 감독은 "농구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KCC에 감사한 마음으로 잘 준비해서 다시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얘기했다. 



취임선물이나 마찬가지였던 허훈이 시즌 전 종아리 부상으로 빠졌고, 초반에는 최준용과 송교창도 이탈했다. 하지만 한때 7연승을 달리며 선두 싸움에도 끼어들었다.

그러나 곧바로 6연패를 기록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좀처럼 완전체가 구성되지 않았고, 팀은 치고 나갈 듯 나가지 못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순위가 결정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고, KCC는 최종 28승 26패(승률 0.519)를 기록했다. 맞대결 득실차에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에 밀리며 6위가 됐다. 

하지만 시즌 막판부터 허훈-허웅-송교창-최준용-숀 롱의 완전체가 갖춰지자 KCC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3위 원주 DB 프로미를 3전 전승으로 눌렀다. 이어 2위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를 상대로도 4강에서 3승 1패를 기록하며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KCC는 끝내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 1패를 기록, 사상 최초로 6위 팀의 파이널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이 감독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선수빨'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건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허훈은 "어느 감독님도 이런 개성 강한 선수를 컨트롤하기 쉽지 않다. 우리 선수들은 잡으려 하면 더 엇나간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작전시간 때도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했다. 선수들이 작전을 건의하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수정에 나섰다.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일도 왕왕 있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명장은 선수들이 만들어준다"며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KBL 새 역사를 쓰게 됐다. 그는 김승기, 전희철, 조상현에 이어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4번째 농구인이 됐다. 그리고 이를 한 팀에서 달성한 건 이 감독이 최초였다. 사직실내체육관 천장에 걸린 영구결번 걸개 아래에서 이 감독은 지도자로서 최고의 영광을 차지했다. 



5차전 승리 후 이 감독은 "슈퍼팀을 우승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압박이 많이 됐다"며 "사실 늘 얘기하지만, 선수들 6강, 4강까지 계속 주전들이 30분 이상 뛰었다. 선수들 모두가 MVP다. 개성 강한 선수들이 자기를 내려놓고 포지션별로 자기 역할을 해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솔직히 선수 때 첫 우승한 뒤로 우승한 것보다 감독으로 우승이 의미가 크다. 선수 때 챔프전 준비와 감독으로의 챔프전 준비의 마음가짐이 다르다"고 말했다. 



사진=고양, 고아라 기자 / 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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