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호주 질롱, 김근한 기자) KT 위즈 투수 한승혁이 보상선수 신화의 주인공으로 거듭날까. 예비 FA 시즌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면 KT 불펜진에 엄청난 힘이 될 전망이다.
한승혁은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묵묵히 자신의 루틴을 쌓아가고 있다. 7일 질롱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진행한 캠프 다섯 번째 불펜 투구에서 그는 약 55개의 공을 던지며 캠프 초반 가장 많은 투구 수를 소화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한승혁의 불펜 투구를 바로 뒤에서 지켜보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옛날보다 제구가 정말 좋아졌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7일 취재진과 만난 한승혁은 "오늘은 투구 개수를 최대치로 올리는 날이었다. 한 번 몸에 적응한 뒤 다시 개수를 줄이는 루틴을 갖고 있다"며 "지금은 공을 많이 던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IA 신인 시절 이후로 이강철 감독님과 오랜만에 다시 같은 팀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입단 때부터 인연이 있어서 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 이글스로 4년 최대 총액 100억원에 이적한 강백호의 FA 보상선수로 KT 유니폼을 입게 된 과정은 예상 밖이었다. 한승혁은 "처음에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야구는 결국 비즈니스다. 거기에 계속 마음을 쓰면 나에게 도움이 안 된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거고, 이 팀에서 잘 준비해서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담담히 말했다.
물론 한화와 실제로 마운드 위에 올라 맞붙는다면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확실하다. 한승혁은 "아직까진 모르겠지만, 실제로 한화와 만나 공을 던진다면 더 잘하고 싶지 않을까"라며 "그런데 타선이 정말 강해져서 쉬운 타자가 안 보이더라. 수 싸움을 잘해야 할 듯싶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새 팀 KT에 대한 인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는 "분위기가 정말 좋고, 선후배가 굉장히 끈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선수들 모두 각자 성실하게 준비하는 모습이라 팀이 강해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갤 끄덕였다.
한승혁은 2025시즌 71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안정적인 시즌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한승혁은 "체력적인 부족함을 가장 크게 느꼈다. 인지하고 있어도 체력이 떨어지면 회복이 잘 안 되더라"며 "그래서 올해는 체력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지난해엔 그냥 하자는 마음으로,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만 생각하면서 던졌는데 올해도 그 마음은 같다"고 강조했다.
한승혁은 3년 연속 70경기 등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KT 투수들은 제구력이 정말 좋다. 나는 구위가 살아야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며 "공 하나하나의 기복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또 "최근 2년 연속 70경기 이상 던졌는데, 팀이 필요할 때 불러준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준비만 돼 있다면 많이 던지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전했다.
2026시즌 종료 뒤 생애 첫 FA를 앞두고 있지만, 한승혁은 이를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그는 "그런 걸 자꾸 생각하면 마음이 더 쫓기게 된다"며 "내가 제어할 수 있는 것만 잘 준비하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화에서 KT로 예상치 못했던 이적, 그리고 첫 FA를 향해 나아가는 한승혁의 시계는 질롱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질롱, 김근한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