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체코의 야구대표팀 평가전 경기, 9회초 무사 1루 한국 이재원이 체코 미나릭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고척, 박지영 기자
(엑스포스뉴스 김유민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국군체육부대(상무야구단) 이재원의 합류를 목 빠지게 기다린 이유가 있었다.
이재원은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NAVER)' 체코와의 평가전 2차전에 교체 출전해 큼지막한 홈런포를 쏴 올리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7회말 김성윤의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된 이재원은 팀이 6-1로 앞선 9회초 첫 번째 타석을 맞았다. 선두타자 박해민의 중전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루 상황, 이재원은 상대 투수 마렉 미나릭의 2구째 가운데로 몰린 142km/h 패스트볼을 받아 쳐 고척돔 중앙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투런홈런을 날렸다.
대표팀은 이재원의 대형 아치를 시작으로 문보경, 한동희, 문현빈의 적시타까지 연달아 터지며 5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이재원은 앞선 8일 체코와의 1차전에서도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추가하며 장타 본능을 뽐내기도 했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경기, 9회초 무사 1루 대한민국 이재원이 투런 홈런을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 김한준 기자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7번으로 LG의 지명을 받은 이재원은 타고난 피지컬과 힘을 바탕으로 '차세대 잠실 거포'로 주목받았다. 프로 데뷔 3년 차인 2022시즌 1군에서 85경기 타율 0.224 13홈런 43타점으로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57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리고 2023시즌 도중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50경기 타율 0.292(168타수 49안타) 14홈런 42타점으로 남다른 장타력을 뽐낸 이재원은 올 시즌 상무 동기 한동희와 함께 퓨처스 최강의 타자로 군림했다. 78경기에 나서 타율 0.329(277타수 91안타) 26홈런 91타점 OPS 1.100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고, 홈런과 타점, 장타율(0.643) 부문에서 퓨처스리그 2위를 차지했다.
이재원은 부상으로 빠진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문성주(LG)의 대체 선수로 2일 대표팀 소집 직전 합류가 결정됐다. 당초 상무야구단 소속으로 윈터리그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그는 체코전 이후 일본과의 평가전이 열리는 도쿄가 아닌 대만으로 향하게 됐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경기, 9회초 무사 1루 대한민국 이재원이 투런 홈런을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 김한준 기자
비록 2경기 3타석이라는 적은 기회였지만, 잠재력을 입증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으며 2년 만에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은 다가오는 2026시즌 전력의 핵심으로 베테랑 김현수, 박해민의 FA 잔류와 함께 이재원의 복귀를 꼽았다.
염 감독은 다음 시즌에 대한 청사진을 설명하며 "일단 박해민, 김현수를 구단에서 잡아줄 거라고 생각한다. 김현수를 잡은 상태에서 이재원을 키운다면 팀이 더 단단하게 페넌트레이스를 치를 수 있다. 우리는 성적과 육성을 동시에 하는 팀인데 그런 부분에서 (김현수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8일 1차전 이후 취재진을 만난 이재원은 "너무 감사하지만, 그 말씀에 후회 없게 내가 더 잘해야 하는 게 1순위"라면서도 "오늘 LG 시절 응원가를 듣고 설렜다. 아직도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 게 감사하다. 하지만, 실력으로 먼저 인정받고 싶다. 그 후에 팬들의 응원을 감사히 받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고척, 김한준·박지영 기자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