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상하이, 김환 기자) FC서울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요르단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야잔 알 아랍이 최근 제기된 자신의 이적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야잔은 현재 자신이 서울 소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남은 파이널 라운드 일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구단과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결정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야잔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슈퍼리그의 강호 상하이 선화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리그스테이지 3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을 소화한 뒤 이한도와 교체됐다.
이날 서울은 후방에 야잔이 버틴 전반전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후반전 들어 상대의 역습 찬스 두 번에 무너지면서 0-2로 패배했다. 앞서 일본 J1리그의 강팀 마치다 젤비아 원정에서 1-1로 비기고 지난 시즌 ACLE 8강에 올랐던 태국 최강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한 뒤 이번 시즌 ACLE에서 처음으로 거둔 패배다.
한동안 부상으로 빠져 있었던 야잔은 상하이전을 통해 복귀했다.
야잔은 전 경기였던 포항 스틸러스전에 앞서 김기동 감독에게 출전 의지를 내비쳤으나, 김 감독은 야잔의 몸 상태를 고려해 복귀 시기를 한 경기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감독은 상하이전에 앞서 야잔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야잔과 출전 시간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야잔은 약 한 달 만에 부상에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폼을 보여주며 서울의 수비를 든든하게 지켰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야잔은 45분 동안 인터셉트 1회, 클리어링 1회, 슈팅 블록 1회, 리커버리 1회, 공중 경합 성공 1회(100%), 드리블 허용 0회, 패스 성공률 96%(25/26), 긴 패스 성공 3회(4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현 시점 K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꼽히는 선수다운 퍼포먼스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야잔은 "사실 통증은 전혀 없다.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앞으로는 경기 출전 시간을 늘려가면서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통증은 완전히 나앗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3~4년 주기로 이 정도의 부상을 당한다. 가끔 가벼운 부상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긴 기간 동안 빠질 정도의 부상을 당하는 것은 3~4년 만인 것 같다. 대표팀 경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길다 보니 이런 점들이 부상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대표팀 소집을 위해 요르단을 오가느라 쌓인 피로가 부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야잔은 김기동 감독과 출전 시간에 대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물론 더 뛰고 싶었지만, 감독님의 말씀에 동의했다.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뛰고 싶었는데 내가 무리해서 부상을 또 당하게 되면 다시 한 달 정도 나오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커서 감독님의 말씀을 따랐다"며 "오늘은 45분을 뛰었고, 부상에서 돌아온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은 야잔은 올 여름 김주성이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로 이적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김주성과 호흡을 맞췄지만, 김주성이 떠난 이후에는 파트너가 계속 바뀌고 있다. 현재 서울은 야잔 외에도 이한도, 박성훈, 정태욱 등의 센터백 옵션을 보유 중이다.
야잔은 "한국에 온 이후로는 계속 김주성과 뛰었다. 올 시즌도 거의 절반 넘게 김주성과 함께했기 때문에 김주성이 떠난 이후에는 우리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한도는 경험이 많은 선수고, 박성훈은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라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맞춰갈 수 있을 거다. 지금 경기가 많이 남은 것은 아닌데, 실점을 최소화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란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최근 야잔을 둘러싼 이적설이 화제다.
요르단 언론에 따르면 현재 야잔은 복수의 이탈리아 세리에A와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요르단 매체 '자프라'는 야잔의 측근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의 말을 인용해 그의 에이전트가 한 구단과 협상 중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야잔이 K리그 최고의 수비수, 나아가 요르단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요르단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루머의 진위 여부를 떠나 야잔의 이적설이 나올 이유는 충분하다.
"분명한 것은 내가 현재 FC서울의 선수라는 것"이라며 말을 시작한 야잔은 "난 한국에 온 이후로 많이 성장했다. 나는 이 팀을 사랑하고, 서울 팬들을 사랑하고 또 존중한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시즌 막바지까지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라며 서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야잔은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은 내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라면서 "시즌이 끝날 시기에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지금 나는 남은 시즌에 집중하고 서울의 선수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아예 닫아놓지는 않았다.
이적설의 중심에 있는 선수로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었다.
끝으로 내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의 커리어 첫 월드컵이자 조국 요르단의 첫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야잔은 "우리가 처음으로 나가는 월드컵이기 때문에 굉장히 흥분되고, 기대하고 있다"며 "단지 월드컵이라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는 게 아니라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가는 거다.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중국 상하이,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