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2:46
스포츠

"쿠에바스는 어떤 동료였나요?" 선수들이 답했다…"우리 큰형, 가족, KT를 사랑한 선수"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5.07.19 10:15 / 기사수정 2025.07.19 10:15

최원영 기자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2022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앞두고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2022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앞두고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너무나도 소중한 선수였다.

윌리엄 쿠에바스(35). 2019년부터 올해까지 KT 위즈엔 늘 이 선수가 함께였다. 울고 웃으며 쌓은 추억도 참 많다. 2021년엔 이틀 휴식 후 타이브레이크(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1-0 승리를 이끌었고, 결국 팀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안겼다. 2022년 팔꿈치 부상으로 2경기 만에 KT를 떠나기도 했지만 2023년 돌아와 12승 무패를 기록, 승률왕으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올 시즌엔 경기력 난조를 보여 아쉽게 이별하게 됐다. KT 선수단은 변함없이 쿠에바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올스타 휴식기였던 지난 15일엔 쿠에바스와 새 외인 투수 패트릭 머피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송별 및 환영 식사 자리를 갖기도 했다. KT 선수들은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쿠에바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황재균
▲쿠에바스는 항상 유쾌했다. 특히 중요한, 큰 경기에서 잘 던져줬다. 쿠에바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본다. 정말 감사한 선수다. 7년 동안 한 팀에서 오랫동안 잘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걸 해냈다. 우리의 진정한 동료다. 스스로 열심히 하고 팀에 융화되려 노력도 많이 했다. 선수들이 그런 점들을 정말 좋아했다.

이렇게 떠나게 돼 아쉽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선수들도 많이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같이 식사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정말 친한 사이지만 울진 않았다. 사실 난 (MBTI) T다.

2022년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KT 위즈를 떠나기 전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KT 위즈
2022년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KT 위즈를 떠나기 전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KT 위즈

왼쪽부터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박경수 현 KT 코치. 2019년 함께 수훈 선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KT 위즈
왼쪽부터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박경수 현 KT 코치. 2019년 함께 수훈 선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KT 위즈


-소형준
▲2020년 신인으로 KT에 입단한 뒤 줄곧 쿠에바스와 같이 야구했다. 내겐 외국인 선수가 아닌 한국 선수이자 형 같은 존재였다. 쿠에바스는 평소 내게 '돈 모아라', '집 사라' 등의 잔소리를 했다. 그래서 난 '한국 집값이 얼마인 줄 아느냐'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쿠에바스와 작별 인사를 나눴지만 지금이 우리의 마지막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쿠에바스가 어디서든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야구했으면 좋겠다.

-고영표
▲팀을 위해 야구는 물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선수였다. 팀의 일원으로서 리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런 면들이 몸에 배어 있었다. KT라는 팀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애정하는 마음이 남다른 선수였다. 내 마음속엔 그런 동료로 기억될 것 같다.

마지막 식사 자리는 한 선수를 떠나보내면서, 새 선수를 환영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쿠에바스가 선수들에게 '남은 시즌 건강하게,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해줬다. 또, '패트릭 선수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 겉으로 눈물을 흘린 선수는 없었지만 아마 속으로 다들 울었을 것이다.

-박영현
▲신인 때부터 4년 동안 함께 뛰며 본 쿠에바스는 정말 베테랑다운 선수였다. 투수진 분위기를 제일 열심히 띄워주고 이끌어가는 선수였다. 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좋았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 같은 선수였다. 우리도, 쿠에바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함께한 추억이 너무 많다.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디서든 잘할 것이라 믿기 때문에, 늘 응원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왼쪽부터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유한준 현 KT 코치. 2019년 경기에서 함께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유한준 현 KT 코치. 2019년 경기에서 함께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KT 위즈 강백호, 박경수 현 KT 코치, 윌리엄 쿠에바스. 2021년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KT 위즈 강백호, 박경수 현 KT 코치, 윌리엄 쿠에바스. 2021년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손동현
▲항상 밝은 선수였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 주곤 했다. 그냥 한국 선수 같아서 매년 계속 같이 뛸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2022년에는 부상으로 떠났는데, 이번에는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헤어지게 돼 정말 이별이란 생각이 든다. 마음이 이상하다.

-이상동
▲쿠에바스는 선수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많이 줬다. 무척 긍정적이었다. 팀이 연패 중이더라도 '괜찮다.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할 것 하자' 등의 이야기로 격려해 줬다.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장성우
▲KT는 늘 투수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그러려면 투수들의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쿠에바스가 고영표와 함께 큰 역할을 해줬다. 쿠에바스는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스스로 운동을 열심히 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여러 선수가 보고 배울 수 있는 귀감이 됐다.

특히 야구에 정말 진심인 선수였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나도 쿠에바스에게 큰 도움과 배움을 얻었다. 마지막 식사 때 쿠에바스가 '몇 번째 작별 인사인지 모르겠다.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계속 연락하며 지낼 것이다. 선수들 모두 '영원한 이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2023년 팀으로 돌아온 뒤 환영 받으며 경기를 준비 중이다. KT 위즈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2023년 팀으로 돌아온 뒤 환영 받으며 경기를 준비 중이다. KT 위즈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아들, 동료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KT 위즈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아들, 동료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KT 위즈


-원상현
▲쿠에바스는 내게 친구이자 히어로 같은 존재였다. 물론 나이 차로 보면 엄청난 선배님이지만, 내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늘 영웅처럼 다가와 나를 바로잡아줬다. 쉬는 날엔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가기도 했다. 쿠에바스와 많은 추억을 쌓았다.

약속한 게 하나 있다. 쿠에바스가 인정할 때까지 강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쿠에바스가 해준 말이기도 하다. 그 약속을 지키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어디서든 항상 나를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쿠에바스의 빈자리는 내게 너무 클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도 쿠에바스가 어디에 있든 찾아보며 응원할 것이다. 꼭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돼 나중에 해외리그에서 같이 야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항상 내 모습 지켜봐 줘, 쿠에바스.

-이연준 통역
▲쿠에바스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다. 우리의 큰형이었다. 내가 아닌, 쿠에바스가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다.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들려줬다. 내게 잔소리하고 혼을 내기도 했다. 정말 친형 같았다. 쿠에바스를 비롯한 가족들과 정이 너무 많이 들었다. 항상 쿠에바스를 응원하겠다.

-이강철 감독
▲평생 잊지 못할 선수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2021년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호투 후 더그아웃으로 와 포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2021년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호투 후 더그아웃으로 와 포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