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토트넘 홋스퍼(토트넘)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굴욕을 맛봤다.
토트넘은 최근 양민혁을 잉글랜드 2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 이적 보냈다. 양민혁의 임대는 곧 새로운 공격수를 추가한다는 의미였다. 토트넘은 현재 공격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자원이 부족하다. 대부분 부상으로 쓰러져 있기 떄문이다.
토트넘의 선택은 바이에른 뮌헨(뮌헨)의 유망주 마티스 텔이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 3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은 뮌헨에게 텔의 이적료 6000만 유로(약 906억원)를 지불할 준비를 마쳤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토트넘은 뮌헨의 요청을 받아 들일 것이다. 해당 이적료에 두 팀 모두 동의할 것이다. 협상은 진행 중이다"라고 말하며 "텔과 그의 에이전트는 여러 클럽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텔을 원하는 핵심 조건 중 하나는 '출전 시간 보장'이다.
로마노에 따르면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텔 영입에 관심을 보인 7개 구단 중 하나다.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는 곳에 더 많은 협상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토트넘 이적이 유력해 보였다. 앞서 로마노는 토트넘과 뮌헨이 협상을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출전 시간 협상도 진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900억원 이상의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투자할 계획인 만큼, 이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으면 토트넘도 곤란하다.
하지만, 텔은 토트넘을 거절했다.
로마노는 1일 "텔은 이번 1월 토트넘에 합류하지 않는다. 토트넘의 입찰을 거부했다"라고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이어 "6000만 유로라는 엄청난 제안이었다.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과 뮌헨의 대면 협상도 있었다. 텔은 아니라고 결정했다"라고 전하며 "첼시, 맨유, 아스널, 애스턴 빌라는 텔과 그의 에이전트와 협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의 굴욕이다. 906억 원이라는 엄청난 이적료를 제안했다. 거기에 이미 구단 합의까지 마쳤다고 알려졌다. 구단 회장이 비행기 타고 담판을 짓기 위해 날아갔다. 그래도 텔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싶지 않았다.
해당 소식을 접한 축구팬들은 토트넘을 비웃었다.
로마노가 해당 소식을 전한 SNS에 일부 축구팬들은 "텔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 "우승컵을 들지 못하는 걸 선수 본인도 알고 있다", "하하 분데스리가 우승자가 스퍼스에 갈 이유가 없잖아" 등 토트넘의 조롱하는 의견이 많이 남겼다.
유럽축구 전문가들도 텔이 토트넘을 가고자 했다면, 벌써 이동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구단간 합의가 흔쾌히 끝났고, 텔이 가장 원했던 출전시간 보장을 토트넘이 확약한 거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텔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시간을 더 끄는 배경엔 토트넘보다는 좀 더 전통있고 유명세가 있는 구단으로 가길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토트넘 만큼 텔에게 오퍼를 적극적으로 넣고 있는 팀이 있다. 맨유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31일 속보로 "맨유가 뮌헨에 텔 임대 영입 관련해 연락했다. 맨유는 먼저 가르나초 또는 마커스 래시포드를 매각을 해야한다. 그래서 시간을 벌고 있다"라고 밝혔다.
맨유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0위권밖으로 밀려나 있다. 그러나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했고 1999년엔 유러피언 트레블을 하는 등 축구 선수라면 한 번 쯤은 입단하고 싶은 구단인 것이 사실이다.
반면, 토트넘은 우승트로피가 지난 2008년 리그컵 이후 없는 등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결국 맨유의 전화 한 통에 큰 낭패를 보게 됐다.
토트넘을 거절한 텔은 2005년생 프랑스 국적의 공격수다. 스트라이커와 윙어로 활약한다. 지난 2022년 뮌헨에 합류했다.
뮌헨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등번호 39번을 배정 받았다. 이 번호는 과거 뮌헨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독일의 레전드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의 등번호였다.
데뷔하자마자 뮌헨의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지난 2022-202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 슈투트가르트와 홈경기에서 선취골을 기록했다. 당시 텔의 나이는 17세 136일이었다. 자말 무시알라(17세 206일)를 제치고 뮌헨 역대 '최연소 리그 득점자'가 됐다.
텔은 해당 시즌 총 28경기 출전해 6득점을 기록했다. 또 뮌헨과 함께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차지했다.
뮌헨에서 텔의 첫 시즌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이었다. 뮌헨이 후반기까지 리그 우승을 확정하지 못해 선발 기회는 많이 못받았다.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텔은 뮌헨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최고의 유망주가 받는 2022 골든보이 최종 후보 20명에 선정됐다.
하지만, 이번 시즌(2024-2025)은 다르다. 텔은 현재까지 14경기 출전해 458분만 활약했다. 공격 포인트는 도움 1개가 전부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지휘하는 뮌헨에서 텔은 주요 전력으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토트넘은 이 05년생 공격수에게 거절당했다. 현재 팀은 티모 베르너가 손흥민 백업 구실을 못하는 상황에서 베르너 대신 움직일 전천후 공격수가 필요했으나 지금으로선 어렵게 됐다.
사진=Football 365 / 연합뉴스 / TEAMTALK / SPORTSKEEDA / TBRFOOTBALL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