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유준상 기자) 이적 이후 한 차례도 1군의 부름을 받진 못했지만, 충분히 전력에 보탬이 될 투수다. 사령탑도 기대를 건다.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긴 좌완투수 심재민의 이야기다.
롯데와 kt는 지난달 19일 내야수 이호연과 투수 심재민을 맞교환하는 1: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당시 심재민을 품은 롯데는 "중간 투수로서 경험이 풍부한 심재민 영입을 통해 좌완투수 뎁스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고, 성민규 롯데 단장은 "현재 몸 상태는 좋지 않지만 후반기 불펜 뎁스를 강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튿날 kt가 곧바로 이호연을 1군으로 콜업한 반면 심재민은 이적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했다. 팀을 옮긴 뒤 첫 등판이었던 26일 경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심재민은 3일간 휴식을 취했고, 30일 두 번째 등판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상대팀은 '친정팀' kt였다.
이날 선발 최영환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심재민의 성적은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투구수(19개)도 많지 않은 편이었다.
세 번째 등판에서 심재민에 주어진 임무는 불펜이 아닌 선발이었다. 2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심재민은 3이닝 1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뒤 현도훈에 마운드를 넘겨줬다.
심재민은 1회 김성욱-박주찬-박석민으로 연결되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2회초 1사에서 오영수에 솔로포를 내주기는 했으나 곧바로 안정감을 찾았고, 추가 실점 없이 2회를 매듭지었다. 3회 역시 무실점으로 크게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심재민이 언제 1군 경기에 등판할지는 정해진 게 없지만, 심재민의 컨디션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6차전에 앞서 심재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전했다.
서튼 감독은 "일단 심재민에게 바라는 점은 불펜 투수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아직 대화 중에 있다"며 "오늘 2군에서 선발 등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언제든지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대체 선발이라는 자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선발진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다. 찰리 반즈, 댄 스트레일리, 나균안, 박세웅, 한현희까지 5선발을 꾸릴 정도로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심재민이 올라와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서튼 감독도 "(대체 선발의 필요성에 있어서) 빌드업을 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심재민을 불펜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선발이 아니더라도 불펜 쪽에서 심재민이 자신의 역할을 한다면 서튼 감독의 마운드 운영이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