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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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①] '펀치' 김래원, '박정환' 그 자체였다

기사입력 2015.02.18 06:55 / 기사수정 2015.02.18 07:18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서른 중반, 데뷔 20년 차를 앞둔 배우 김래원이 더 근사해진 연기로 자신의 대표작을 새롭게 썼다.

지난해 12월 시작돼 거침없이 달려온 SBS 월화드라마 '펀치'가 17일 19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의 지난 삶과 선택을 되돌아보고 책임지는 남자 박정환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환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끄럽지 않은 검사가 되고 싶던 남자다. 그러나 윤지숙(최명길)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를 감추기 위한 희생양이 되면서 그의 검사 인생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정환은 정의 대신 온갖 비리를 일삼은 태준(조재현)과 손을 잡고 '성공'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쫓으며 살았다.

불의와 타협해 성공의 정점에 선 정환 앞에 펼쳐진 건 부와 명예가 아닌 뇌종양 판정이었다. 삶의 끄트머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도 야망을 놓지 못하던 정환은 전처 신하경(김아중)이 궁지에 몰리자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다. 정환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검찰의 부패를 추적하는데 쏟으며 죗값을 치렀다. 그로 인해 검찰 총장 이태준과 그의 수하 조강재 검사(박혁권), 특수검사 윤지숙 등도 법 아래 무릎을 꿇으며 결말을 맺었다.

'천일의 약속(2011)'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래원은 '펀치'의 시한부 검사 박정환 그 자체였다. 그는 "김래원이 혼신의 힘을 다해 박정환이 됐으면 한다"던 이명수 감독의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1회 죽음을 선고받은 박정환을 매회 야위어가는 모습으로 사실적이게 그려냈다. 김래원은 누구보다 총명하고 예리한 검사, 시한부 선고로 삶의 끝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비장한 검사, 또 하나밖에 없는 딸 아이 앞에선 한없이 부드러운 아빠, 죽음이 두려운 평범한 남자 등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박정환이라는 인물을 재현해냈다.

김래원의 느릿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연기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최종회 취조실 장면. 정환은 하경을 죽음 앞까지 몰고 간 지숙을 끌어내릴 증거를 남모르게 태준에게 건넨 뒤 힘 없이 취조실에 갇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내 하경이 위독하다는 말을 전해 들은 정환. 그는 딱 1병 남은 진통제를 쏟으며 죽음을 택한다. 이때 김래원이 보여준 덤덤하면서도 슬픔과 두려움에 찬 '박정환'의 모습은 '펀치' 최종회의 백미였다. 또 이태준과 영상을 통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펀치'에 앞서 배우 김래원의 대표작으로 영화 '해바라기'나 '어린신부'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등을 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김래원의 대표작으로 '펀치'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김래원은 한층 더 성숙해진 연기로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펀치'라는 명품 드라마를 채워 넣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펀치' 김래원 ⓒ SBS 방송화면, HB엔터테인먼트]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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