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한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엑소의 중국인 멤버 루한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크리스에 이어 두 번째 중국인 멤버의 이탈이다. SM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유독 SM에서만 중국 출신 소속 가수들의 계약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루한과 SM의 갈등은 앞서 크리스와의 상황과 비슷하다. 소속사가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개인과 기획사가 계약을 맺고 정상적인 활동 중에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에 대해 SM이 소속 가수 관리에 헛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SM은 유망주를 어린 시절부터 육성하는 시스템이 탄탄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가수들에 대한 관리도 다른 기획사와 비교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인 멤버들의 이탈이 SM의 관리 시스템에 큰 허점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SM은 '자사 아티스트주의'가 강하다. 가족 같은 분위기지만, 아티스트를 자사에서 소유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말도 있다"고 밝혔다. 꽉 짜여진 관리 시스템이 지망생 시절에는 좋은 영향을 발휘하다가도 성공을 맞닥뜨리면 갈등의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과 중국의 서로 다른 문화 차이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중국인 출신 가수들이 생각했던 것과 실제 한국의 연예계 활동 및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소송 자체에 무게를 둔 의견도 있다.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일단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 소속사와 함께 활동하기 껄끄러워지는 부분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인 멤버들이 탈퇴 후에도 중화권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연예계에서 SM의 영향력은 높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에서만 벗어나면 앞서 슈퍼주니어에서 탈퇴한 한경과 같이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다.
한경은 2009년 12월 소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SM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한경은 2010년 1심에서 승소했고, 2010년 SM이 항소하면서 2심으로 이어졌다. 결국 양측은 '원만한 합의' 끝에 취하서를 제출해 소송을 종결했다.
한경은 슈퍼주니어를 탈퇴한 뒤 현재 중화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TV 음악프로그램 '음악풍운방'에 출연해 슈퍼주니어 시절 자기 뜻과 맞지 않는 활동을 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루한의 정확한 입장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한경과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 추측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소속 중국인 가수들의 연이은 이탈은 SM측에 점점 큰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SM은 이번 기회에 자체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보는 동시에, SM 스스로 밝혔듯이 '주변 세력들의 개입'을 어떤 식으로 차단할 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