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처음으로 단장-감독 부자(父子)가 나왔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28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롭 톰슨 감독의 해임을 발표했다.
1988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톰슨 전 감독은 2004년부터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 코치가 됐다. 2018년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그는 2022년 6월 감독대행 자리에 올랐다.
그해 잔여시즌 승률 0.586을 기록한 톰슨 전 감독은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올렸다.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90승 이상을 거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0연패에 빠지는 등 9승 19패(승률 0.321)로 출발이 좋지 않았고, 결국 5번째 시즌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데이브 돔브로스키 구단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누구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롭(톰슨)이나 우리 모두 책임이 있다"면서도 "팀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경기력보다는 더 나은 팀"이라며 경질 이유를 전했다.
당초 돔브로스키 시장은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시절 인연을 맺었던 알렉스 코라 전 감독을 데려오고자 했다. 코라는 지난 25일 보스턴에서 해임됐기 때문에 최근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그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필라델피아는 돈 매팅리 벤치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승격시켰다. 더스틴 와단 3루 코치가 벤치코치로 올라갔고, 대신 앤서니 콘트레라스 트리플A팀 감독이 3루 코치가 됐다.
양키스의 레전드로 영구결번까지 얻은 매팅리 대행은 감독 경험도 풍부하다. LA 다저스 코치를 거쳐 2011부터 2015년까지 감독을 맡았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빅리그 첫 사령탑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유명한 그는 3년 연속 팀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2016년부터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으로 부임해 7시즌을 보냈다. 코로나19 단축시즌인 2020년에는 승률 0.517(31승 29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를 기록, 팀을 17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데려가며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벤치코치(2023~2025년)를 거쳐 올해부터 필라델피아 벤치코치가 된 매팅리는 4년 만에 빅리그 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매팅리 대행의 가족이 필라델피아의 단장으로 있다는 점이다. 바로 아들 프레스턴 매팅리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2006년 다저스의 1라운드(전체 31번) 지명을 받았던 매팅리 단장은 2011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지난 2024년부터 필라델피아의 단장을 맡았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에 따르면 돈-프레스턴 매팅리 부자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번째 부자 단장-감독이라고 한다.
MLB.com에 의하면 매팅리 대행은 29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매팅리 단장에 대해 "그 녀석(the kid)이 마음에 든다"며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불편하지 않다. 우리 모두 이기려고 있는 것 아닌가. 코칭스태프, 선수, 프레스턴, 데이브(돔브로스키), 구단주, 팬까지 모두 그렇다"고 했다.
이어 아들에 대해 "나와는 다르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때로는 틀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는데,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나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매팅리 대행은 "다른 팀에서 똑같은 목표(우승)를 위해 싸우는 것보다, 같은 팀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는 게 낫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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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