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탈리아 밀라노,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진 황급히 현금 100달러(약 14만5700원)를 들고 심판진에게 달려간 이유가 뭘까.
한국 쇼트트랙 혼성 계주팀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2조에서 3위를 차지했다. 상위 2위 안에 들지 못하면서 메달 결정전인 파이널A(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이날 한국 입장에서 억울한 장면이 나왔다. 레이스 도중 미국 여자 선수 코린 스토더드가 홀로 미끄러졌는데, 김길리가 스토더드와 충돌하면서 넘어졌다.
김길리는 재빨리 최민정과 교대했으나 끝내 조 2위 안에 들지 못하면서 파이널B로 향했다.
김길리가 넘어지는 장면을 본 한국 코치진이 경기 후 즉각 심판진에게 달려가 항의를 표했는데, 이때 코치진 손에 현금 100달러가 쥐어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규정으로 정한 항의 절차로 인해 나타난 장면이다.
규정에 따르면 판정에 대해 항의를 하기 위해선 연맹이 정한 양식에 따라 이의제기 내용을 항의서에 적은 후 정해진 시간 안에 100스위스프랑 혹은 이에 해당하는 다른 화페(달러나 유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는 무분별한 항의가 쇄도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항의가 수락되면 돈은 반환된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석이 실격을 당하자 코치진이 100달러 지폐를 들고 심판진을 찾아가 항의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는 빙상 종목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수영 레전드 박태환이 2012 런던 하계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을 당하자 코치진이 100달러와 항의서를 들고 가 이의 신청을 했고, 한국 측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면서 실격 판정이 번복됐다.
아쉽게도 이번 밀라노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에선 한국 측의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이 구제(어드밴스)를 받기 위해선 최소 2위 자리에서 레이스를 펼쳤어야 했는데, 심판진은 김길리가 넘어졌을 때 위치가 3위로 판단했다.
심판진은 한국 코치진에 판정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국 측이 제출한 항의서와 현금 모두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대표팀 관계자는 "심판들이 다시 불러서 정확하게 설명을 해 주더라. 자기도 이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어쨌든 자기들이 봤을 때 3위에 있었다며 사유서와 100달러도 받지 않고 이거는 이 판정이 맞는 것 같다고 판단을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