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여전히 불펜 투수 매물이 남았다. 하지만, 해를 넘어가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성탄절을 기점으로 대부분 구단은 이미 종무식과 함께 사무실 문을 닫았다. 사실상 FA 협상 테이블도 잠시 멈춘 셈이다.
여전히 FA 시장에 남아 있는 선수는 총 6명이다. 이 가운데 만 35세 이상인 포수 강민호, 장성우, 외야수 손아섭의 경우 잔류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나마 이적 가능성이 있는 건 비교적 젊은 나이의 불펜 자원들이다. 조상우와 김범수, 그리고 보류선수명단에서 풀린 홍건희까지 다른 구단들의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의 FA 협상 테이블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2026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하는 아시아쿼터 제도에 직격타를 맞은 모양새다.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은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투수를 충원했다. 대부분 다 불펜에 특화된 자원들이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대부분 구단이 불펜 투수를 수혈했다. 이는 올해부터 불펜 FA 투수 자원들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며 "만약 아시아쿼터 20만 달러 수준으로 불펜 자원 수급이 원활하다는 결과물이 나온다면 내년부터 불펜 FA 협상 테이블에 더 큰 찬바람이 찾아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먼저 두산 베어스와 2년 15억원 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나온 홍건희의 경우 3년 20억원대 계약을 원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원소속팀 두산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사르고 나온 상황에서 다른 구단들이 오히려 '갑'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옵트아웃 규정이 불완전한 KBO리그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2025시즌 수준급 성적을 거뒀던 김범수와 조상우도 보상의 벽에 가로막히는 모양새다. B등급인 김범수의 경우 2년 전 좌완 불펜으로 FA 시장에 나왔던 함덕주(4년 총액 38억원) 수준의 계약 규모를 원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비FA 다년계약 이슈가 있는 올겨울 스토브리그 분위기상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를 포함해 구단들이 손쉽게 내밀 수 있는 조건은 아니다.
조상우는 A등급이기에 더욱더 다른 구단 이적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조상우 원소속팀 KIA는 장기전 흐름 속에서도 사인 앤드 트레이드 선택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FA 등급제로 더 불리한 자리에서 협상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제 해가 바뀐다면 다음 협상 데드라인은 1차 스프링캠프 출발 시점이 된다. 최소 1월 중순까지 협상을 매듭지어야 하는 가운데 한파가 몰아치는 불펜 FA 협상 테이블에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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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