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홈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결정적인 순간 나온 두 장의 레드카드와 수비 실책이 겹치며 자멸했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6승4무7패(승점 22)에 그치며 리그 13위까지 추락했다. 반면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긴 리버풀은 9승2무6패(승점 29)를 기록하며 5위로 도약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 제드 스펜스가 수비를 구성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아치 그레이가 허리를 받쳤고, 2선에는 모하메드 쿠두스, 루카스 베리발, 사비 시몬스가 자리했다. 최전방에는 랑달 콜로 무아니가 섰다.
리버풀 역시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알리송이 장갑을 꼈다. 코너 브래들리, 버질 판 데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 밀로시 케르케즈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라이언 흐라번베르흐, 커티스 존스가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고,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 플로리안 비르츠가 2선에 포진했다. 최전방 원톱은 위고 에키티케가 맡았다.
경기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은 홈 이점을 살려 리버풀을 압박했다.
하지만 '한 방'이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랑달 콜로 무아니가 전반 6분과 15분 연이어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특히 전반 27분, 제드 스펜스의 크로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한 결정적인 헤더가 알리송 정면으로 향한 장면은 이날 경기 가장 큰 아쉬웠던 장면 중 하나였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악재가 터졌다. 전반 30분 사비 시몬스가 버질 판 데이크를 향해 스터드를 든 채 거친 태클을 범했다. 주심은 당초 옐로카드를 꺼냈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판정을 번복,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명령했다.
이른 시간 수적 열세에 처한 토트넘은 주도권을 리버풀에 내주며 힘겨운 싸움을 시작했다.
0-0으로 전반을 버텨냈지만, 후반 들어 수비 집중력이 무너졌다. 손흥민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차게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못했다.
후반 11분 로메로의 부정확한 빌드업 패스가 리버풀 공격수 알렉산데르 이삭에게 차단당했고,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삭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리버풀은 기세를 몰아 후반 21분 위고 에키티케의 헤더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났다. 토트넘은 후반 38분 교체 투입된 히샬리송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주장 로메로가 찬물을 끼얹었다. 추가시간 9분이 주어진 상황에서 로메로는 코나테와 충돌 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발길질을 했고, 결국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했다.
9명이 싸운 토트넘은 종료 직전 페드로 포로의 슈팅마저 알리송의 선방에 막히며 고개를 숙였다. 거친 플레이로 인한 두 명의 퇴장, 결정력 부족, 수비 실책 등 패배할 수밖에 없는 모든 요소를 보여준 토트넘의 완패였다.
경기 후 시몬스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판 데이크는 우리 팀(네덜란드)의 주장이다. 난 절대로 고의로 그나 다른 누구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을 것"이라며 "토트넘 동료들, 감독님, 팬 여러분께 내 책임을 지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SNS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반면, 프랑크 감독은 로메로의 퇴장 판정에 불만을 제기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프랑크 감독은 "주심이 경기장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에키티케가 두 손으로 로메로의 등을 쳤다"면서 "주심이 어떻게 그걸 못 본 건지 이해가 안 간다. VAR로도 잡아내지 못했다. 주심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로메로에게 첫 번째 옐로카드는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두 번의 옐로카드로 퇴장 당할 경기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는 열정이 넘치는 선수가 많다. 그런 선수들은 때로는 위험한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날 선수들의 폭력적 행동을 두둔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