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LA 다저스 레전드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구단의 프런트 입단 제의를 거절하고, 당분간 아버지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 밝혔다.
다저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현지 매체 '다저블루'는 17일 "커쇼가 다저스의 프런트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알렸다.
매체는 '디 애슬레틱' 앤디 매컬러프의 보도를 인용해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커쇼에게 다저스 프런트에서 일할 수 있는 역할을 제안했다. 커쇼는 그 제안을 영광스럽게 생각했지만, '앞으로 제 인생에 풀타임 직업은 없을 것 같다. 아빠로서의 풀타임만 있을 것'이라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다저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한 커쇼는 2008년 빅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빅리그 통산 455경기(선발 451경기)에 출전해 223승96패 1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올린 레전드 투수다.
영원히 다저스 마운드를 지킬 것처럼 보였던 커쇼는 2020년대에 접어들며 전완근, 골반 등 각종 부상에 신음하며 조금씩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커쇼는 2022시즌을 앞두고 맺은 1년 1700만 달러 계약을 시작으로 매 시즌 1년씩 재계약을 이어가며 다저스와 동행했다.
어깨 수술 여파와 발가락 부상으로 지난해 7경기 등판에 그쳤던 커쇼는 올 시즌 23경기(22선발) 11승2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하며 마지막 재기에 성공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선 2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으로 부진했지만, 마지막 등판이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2회초 2사 만루 상황 구원 등판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면서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커쇼는 월드시리즈 최종전 연장 11회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이은 다음 투수로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행히 마운드에 있던 야마모토가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를 끝냈고, 그렇게 커쇼는 자신의 커리어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확보하면서 화려하게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커쇼는 우승 직후 "프리드먼 사장이 '언제든지 놀러 오면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이 팀은 정말 특별한 조직이다. 다저스는 내가 없어도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게 확실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내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다저스와의 동행을 암시했다. 그러나 조만간 다섯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그는 지금 당장은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뜻을 함께 내비치기도 했다.
'다저블루'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 커쇼가 다시 야구계로 돌아올 준비가 된다면, 그는 다저스 프런트의 정식 구성원이나 특별 고문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그는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동안 캐멀백 랜치에서 투수진을 돕거나, 다저스타디움에 가끔 얼굴을 비출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