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공격수로, 이달 초 한국 대표팀과의 서울 친선경기에서 브라질 대표팀 핵심 공격수로 1골 1도움을 올리며 홍명보호를 농락하고 5-0 대승 주역이 됐던 월드클래스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가 끝난 이후 사비 알론소 감독과 불화를 빚어 이르면 겨울 이적시장 기간에 이적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보도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엘 클라시코에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경기 중 교체되자 알론소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품고 팀을 떠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알론소 감독 역시 물러서지 않고 비니시우스에게 강하게 맞서면서 두 사람 사이에 불화설이 피어오르는 모양새다.
사건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이번 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서 터졌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전에 터진 킬리안 음바페와 주드 벨링엄의 연속골을 앞세워 페르민 로페스의 동점골로 따라온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2-1 승리를 거두면서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린 채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측면 공격수 비니시우스가 교체된 이후 보인 행동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팀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
엘 클라시코에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비니시우스는 후반 27분경 호드리구와 교체되어 나오는 과정에서 알론소 감독에게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교체를 알리는 전광판에 자신의 등번호인 7번이 표시되자 벤치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자신을 가리키며 '나를 교체하려는 게 맞냐'는 듯한 신호를 보냈다.
결국 그라운드 밖으로 나온 비니시우스는 알론소 감독에게 다가가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제스처를 보였고, 벤치에 앉는 대신 곧장 터널로 들어가면서 "매번 나다. 나는 팀을 떠날 거다. 차라리 내가 떠나는 게 낫겠다"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알론소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비니(비니시우스의 애칭), 제발, 젠장"이라며 비니시우스의 태도에 강하게 대응했다.
알론소 감독은 경기 후 비니시우스의 행동과 관련된 질문에 "어느 팀이든 라커룸에는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면서 "오늘은 승리를 즐기고 비니시우스와는 추후에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비니시우스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사령탑은 애써 비니시우스의 행동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처럼 말했으나,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비니시우스가 보인 행동은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공격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는 "화를 내고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다음날 감독에게 할 수도 있지만, 경기장에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비니시우스으 행동은) 경기에 뛰는 선수, 팀 동료들, 팀 전체,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다.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불만을 드러낼 수는 있으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비니시우스에게 내부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비니시우스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전 독일 국가대표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도 "나도 교체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교체된 직후) 곧바로 라커룸으로 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비니시우스의 행동이) 이해는 되지만 좋은 인상을 주는 행동은 아니"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번 사태를 다루면서 "알론소 감독은 전임자인 카를로 안첼로티와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더욱 긴장감이 돌 가능성이 높다"며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마르카', '코페' 등 복수의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에게 벌금 등 내부 징계를 내리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구단 수뇌부는 비니시우스가 그라운드에서는 그런 행동을 보였으나 구단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번 일을 걸고 넘어지지 않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적설이다. 알론소 감독과 비니시우스의 불화설은 자연스럽게 비니시우스의 이적설로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지위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중"이라면서 "그는 팀을 떠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비니시우스가 빠르면 내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새 팀으로 떠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비니시우스의 계약은 2027년 6월에 만료된다.
시선은 오는 11월2일 발렌시아와의 스페인 라리가 11라운드 홈 경기로 향한다. 일부 언론들은 알론소 감독이 라커룸 기강을 잡기 위해 비니시우스를 선발 명단에 올리지 않고 벤치에 앉힐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알론소 감독의 결정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