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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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말하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 이보영부터 김고은까지 [엑's 초점]

기사입력 2025.09.17 21:30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안방극장 드라마들이 '죽음', '조력 사망' 키워드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메리킬즈피플',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그리고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잇따라 조력사망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다.

이보영, 이민기 주연의 '메리킬즈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로, '조력사망'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진욱, 정채연 주연의 '에스콰이어'에서는 변호 사건 에피소드로 스위스 조력사망이 다뤄졌다. 스위스 조력사망에 동행의 남편의 변호를 맡은 윤석훈(이진욱)의 모습이 그려진 것. '은중과 상연'에서는 첫회부터 과거 친했지만 현재는 손절한 절친이 10년만에 연락을 해 조력사망을 위한 여행을 함께 떠나달라고 부탁한다. 이러한 내용은 마지막회까지 연결된다.

'조력사망'은 치료 불가능한 질병이나 말기 질환을 앓는 성인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행위를 뜻한다.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스페인, 프랑스, 미국 일부 주(오리건·버몬트 등), 슬로베니아 등이 대표적인 합법화 국가다.

현대 의학으로도 통증이나 증상을 완전히 조절할 수 없을 때, 환자가 고통 속의 연장 대신 스스로 삶을 마무리할 권리를 강조하며, 이는 자율적 선택과 존엄한 죽음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 종교적·윤리적 반대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조력사망 논의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죽음에 관해 ‘시한부’라는 소재는 종종 사용돼 왔지만, 이처럼 ‘안락사’로 불리는 조력사망을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을 찾은 경우는 드물었다.


한국 정서상 죽음을 두렵게 인식하는 분위기가 있고, 소재가 무겁고 어렵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쉽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죽음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돼 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은 OECD 국가 중 13년째 자살률이 1위다. 

미국·독일·일본 등은 1960년대부터 '죽음 준비 교육'을 꾸준히 이어오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덜고 삶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이러한 접근은 죽음을 터부시하지 않고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토대를 마련해 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 콘텐츠가 ‘안락사’와 ‘조력사망’을 먼저 조명하기 시작했다.

MBC에서 방영된 '메리킬즈피플'은 방송사의 19금 등급 제한 속에 시청률 1.2%라는 성적을 거뒀다.

반면 '에스콰이어'에서는 에피소드 중 하나의 사건으로 등장했고,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은 두 여성의 우정을 중심에 두어 인기리에 방영됐다. 여전히 ‘죽음’ 자체를 전면 소재로 삼는 데는 부담이 따르는 분위기지만,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작품이 조력사망을 다뤘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 콘텐츠가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각 방송사, 넷플릭스, 엑스포츠뉴스DB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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