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네덜란드의 차세대 공격형 미드필더 사비 시몬스를 품으면서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적료만 5200만 파운드(약 974억원)에 달한 초대형 계약이었지만, 그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전 소속팀 라이프치히에서의 일화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시몬스는 2023년 겨울, 파리 생제르맹(PSG)으로부터 5000만 유로(약 812억원)의 완전 이적으로 라이프치히에 합류했다. 구단은 그를 '팀의 미래'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로 남긴 것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여러 구설수였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빌트'는 4일(한국시간) 시몬스의 라이프치히 시절을 돌아보며 동료들로부터 '공주(Prinzessin)'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를 설명하며 그의 기행을 조명했다.
매체는 라이프치히를 떠난 시몬스를 두고 "그가 이 곳에서 남긴 건 수많은 에피소드 뿐"이라며 그간의 논란을 정리했다.
보도는 시몬스가 토트넘행을 앞두고 라이프치히 선수단 단체 채팅방에 단 한 줄의 메시지만 남긴 채 구단 공식 채널에는 어떤 고별 인사도 남기지 않았다는 일화로 시작한다.
이 밖에도 시몬스가 라이프치히 시절 수많은 기행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일화 중 하나는 F1 스타 막스 페르스타펜과의 만남 무산 사건이다. 시몬스는 발목 부상 재활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레드불 센터를 찾았고, 그 과정에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F1 경기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같은 네덜란드 출신 페르스타펜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으나 시몬스는 아무런 고지 없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해명은 "팬들이 몰려들어 상황이 감당할 수 없었다"였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은 사생활에서도 이어졌다. 네덜란드 대표팀 소집으로 집을 비운 사이, 그가 키우던 반려견이 아파트 옥상 테라스에 며칠간 방치돼 주민들이 동물보호단체와 경찰에 신고를 고려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결국 라이프치히 구단이 개입해 문제를 해결했고, 시몬스는 눈물을 흘리며 반려견을 해외로 보냈다는 것이다. 또한 옥상에 설치된 개인 훈련용 대형 천막이 강풍에 날아가 인근 주택에 피해를 준 사건도 있었다.
훈련장에서의 기행도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 경기를 앞둔 지난해 5월, 라이프치히 훈련장에서는 갑작스러운 화재 경보가 울려 300명의 직원이 대피하고 소방차까지 출동했다.
그러나 원인은 시몬스의 개인 미용 때문이었다. 경기 전 스타일링을 위해 그의 머리를 다듬던 미용사가 다량의 헤어스프레이를 사용하면서 화재 감지기가 작동한 것이다.
해외 원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라이프치히 선수단은 브라질 투어 도중 구단이 마련한 식당 대신, 시몬스의 주장으로 상파울루 외곽의 빈민가인 파벨라를 찾았다. 시몬스가 개인 경호원과 함께 방문했던 현지 지인들을 동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그곳은 브라질의 악명 높은 위험 지역이었고, 버스를 세운 구단은 곧바로 철수했다. 이후 동료 선수들은 공개적으로 그를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스포르트빌트'는 "팀 성적이 떨어지자 시몬스의 불만은 나날이 커졌고, 결국 동료들 사이에서 '공주'라는 별명까지 붙었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매체의 이번 폭로에 현지 반응 역시 뜨겁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시몬스를 향한 대규모 투자가 흥미롭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시몬스는 빼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지만 때때로 태도 문제가 드러나며, 독일 현지 언론에서도 그의 팀 적응력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고 전했다.
독일 축구 해설가 케빈 해처드는 '토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 팬들이 그의 기량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바디랭귀지와 태도다. 때때로 몸을 사리거나 심판에 불평하는 모습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토트넘의 시몬스 영입은 재능과 논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과연 토트넘에서 태도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할 만 하다.
사진=토트넘 홋스퍼/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