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길고 길었던 이적 사가가 드디어 끝이 났다.
리버풀이 스웨덴 국가대표 공격수 알렉산데르 이사크를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에 해당하는 1억 2500만 파운드(약 2360억원) 이적료로 영입, 6년 계약을 체결하며 올여름 이적 시장 최대어를 잡았다.
리버풀 구단은 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뉴캐슬 유나이티드로부터 알렉산더 이사크 이적을 완료했다"면서 "이사크는 메디컬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한 뒤 마감일에 장기 계약서에 사인하며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의 새로운 9번 공격수가 됐다"고 발표했다.
이사크는 리버풀 구단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놀라운 기분이다. 긴 여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지만, 이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구단과 그 상징이 되는 모든 것의 일부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 팬들과 동료들을 만나고, 다시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기대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은 것을 팀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성장하고 싶다. 공격수로서 골은 물론 팀에 가능한 모든 기여를 하고 싶다. 모든 대회를 우승하고 싶다"며 "여기에서 내 커리어의 다음 단계를 밟고, 경기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며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이적으로 리버풀은 영국 축구사 이적료 최고 금액 기록을 경신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추가 옵션을 포함하면 최대 1억 3000만 파운드(약 2454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 이번 이적로 인해 리버풀의 올여름 지출은 약 4억 1620만 파운드(약 7857억원)로 기록됐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대 지출 금액으로, 이전 첼시의 4억 120만 파운드(약 7574억원)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다.
또한 이번 계약 규모는 전세계 이적 시장을 기준으로 해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영국 기록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네이마르(2017년 PSG 이적, 2억 파운드)와 킬리안 음바페(2017년 PSG 임대 후 영구 이적, 1억 6570만 파운드)에 이은 세 번째 규모다.
이사크는 스웨덴 AIK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도르트문트, 빌럼 II, 레알 소시에다드를 거치면서 성인 무대에서 입지를 다졌으며, 현재까지 스웨덴 국가대표로 52경기 16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뉴캐슬로 이적한 이후 3시즌 동안 109경기 출전, 62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리그 38경기 중 23골을 넣어 모하메드 살라에 이어 득점 랭킹 2위를 찍었다. 뉴캐슬이 70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을 차지한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하는 등 결정적 활약을 펼쳤다.
이러한 활약을 유심히 지켜본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리버풀이 이사크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사크는 결국 리버풀로 향하게 됐다.
이번 이적 과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이사크와 뉴캐슬의 갈등은 지난 2024년 5월부터 시작됐다. 이사크는 이전 2024-2025시즌 종료 직전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에게 "올시즌을 끝으로 이적을 고려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당시 구단 이사회와 매니저는 즉각적인 판매를 허용하지 않았다.
구단은 그에게 2025년에 계약 연장과 동시에 조건부 이적 옵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사크 측은 협상을 거부하며 이적 압박을 지속했다.
특히 올여름 프리시즌부터 시작된 이사크의 태도가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뉴캐슬의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와 일부 친선경기에 불참했고, 특히 한국 투어에 가기를 거부했다. 그 기간 전 소속 구단인 소시에다드에서 단독 훈련을 진행하면서 뉴캐슬과의 관계를 사실상 단절했다.
이로 인해 구단 내부에서는 '이사크를 붙잡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뉴캐슬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유망 공격수 닉 볼테마데를 6900만 파운드(약 1303억원)로 영입하며 이사크 이적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리버풀이 제시한 1억 2500만 파운드 조건으로 이적을 완료했다.
리버풀은 이번 이적으로 이미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독일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를 1억 파운드(약 1888억원)에 영입하며 세운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
이 밖에도 위고 에키티케, 밀로시 케르케즈, 제레미 프림퐁, 조르지 마마르다슈빌리, 아르민 페치, 지오바니 레오니 등 다수의 선수 영입으로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총 지출 규모를 역대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반면 루이스 디아즈, 다윈 누녜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등 다수 선수의 이적을 통해 약 1억 9000만 파운드(약 3587억원)를 회수했다.
리버풀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으로서 입지를 강화함과 동시에, 이사크 영입으로 공격진에 새로운 세대교체의 바람을 불어넣을 준비를 마쳤다.
모하메드 살라와 이사크 공격 조합이 만들어낼 시너지는 향후 시즌 리버풀이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이어가는 데 핵심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캐슬과 이사크 사이의 갈등, 그리고 리버풀의 전략적 영입은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분석될 여지를 남긴다. 올 시즌 리버풀의 공격 전력을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사진=리버풀F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