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이 토트넘 홋스퍼 등 새 팀으로 이동해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올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인 9월1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강인 이적을 놓고 많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 등 3개팀이 여름 내내 거론된 가운데 이적시장 마감일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가 다시 급부상했다.
프랑스에선 이강인의 소속팀인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을 대체할 왼발잡이 윙어만 영입하면 이강인이 다른 빅리그로 이동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인 거취를 숨죽이고 지켜보는 시간이 시작됐다.
프랑스 매체 'RMC스포츠'의 언론인 파브리스 호킨스는 27일(한국시간) "이강인에 대한 몇몇 오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PSG는 원하는 조건에 들어맞는 오퍼가 온다면 이강인을 내줄 수 있다. 다만 PSG가 얼마를 원하는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호킨스가 거론한 오퍼들이 토트넘, 맨유, 나폴리 등이다.
여기에 2년 전 이강인 놓고 PSG와 경쟁하다가 패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가세했다. 프랑스 매체 '데일리메르카토'는 27일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대체자 확보가 PSG의 필요조건임을 설명했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어릴 적 축구를 했기 때문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두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강인이 '언터쳐블'은 아니란 뜻이다. PSG는 2년 전 이강인을 전소속팀인 스페인 마요르카에 330억원 정도 주고 데려왔다. 유럽 언론은 PSG가 이강인 판매를 통해 받고 싶어하는 돈으로 원금 수준인 350억원부터 2배가 훌쩍 넘는 810억원까지 다양하게 꼽고 있다.
프랑스 '르텐스포츠'는 "이적시장 마감까지 1주일이 남았다. 이강인 이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며 "누군가가 떠나야 누군가가 올 수 있다. 최근 몇 달간 PSG에 올 후보로 왼발을 쓰는 오른쪽 윙어가 계속 거론됐다"고 했다.
'왼발 쓰는 반댓발 오른쪽 윙어'는 이강인이 PSG에서 가장 많이 뛴 포지션이다.
이강인의 거취가 이적시장 막판 유동적인 가운데 그가 토트넘과 연결되고 있어 시선을 끈다.
토트넘이 이강인을 원하는 것은 최근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 기자 던컨 캐슬에 의해 드러났다.
토트넘이 여름이적시장 막판 이강인의 영입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슬은 지난 24일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풋볼 트랜스퍼스'를 통해 토트넘이 에체베리 에제를 놓친 뒤에 이강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제는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뛰고 있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측면 공격수로, 토트넘이 2년 가까이 공들였던 미래 핵심 자원이지만 유소년 시절 자신을 키웠던 아스널에 입단했다.
토트넘은 새로운 2선 공격수를 찾아야 하는데 사비뉴(맨체스터 시티), 모건 로저스(애스턴 빌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니코 파스(코모) 등 다양한 선수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별다른 결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
캐슬은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이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하고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무릎 부상이 길어지면서 새 공격형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 이강인이 가능한 선택지로 확인됐다"며 "토트넘은 앞서 에제 영입 마무리에 가까웠으나 토트넘의 라이벌 아스널이 7800만 유로(약 1266억원) 이적료를 내놓으면서 에제의 마음이 바뀌었다. 토트넘은 앞서 모건 깁스-화이트도 놓쳤다. 토트넘은 이강인을 포함한 선택지가 2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사비뉴는 맨시티가 이적을 반대하고 있다. 호드리구와 파스는 토트넘을 거절했다. 로저스는 구체적으로 진전된 얘기가 없다.
토트넘은 23일 맨체스터 시티를 2-0으로 완파하며 2연승을 달리고 아스널에 한 골 뒤져 프리미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매디슨과 쿨루세브스키가 부상으로 쓰러진 현 시점에선 새로운 윙어가 필요하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개인기 자체는 굉장히 탁월하다. 왼발을 잘 쓰는 것도 강점이다.
여기에 PSG에서 제로톱 시스템의 최전방 공격수까지 맡는 등 1~3선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그를 데려가는 팀 입장에선 핵심 주전은 아니어도 로테이션 멤버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주력이 빠른 편은 아니라는 게 약점이지만 침투패스나 세계적 수준의 크로스는 이강인의 느린 발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연봉은 120억원 수준으로 그의 마케팅 파워를 감안하면 토트넘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토트넘은 최근 손흥민을 이적료 400억원 가량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 팔았다. 손흥민 매각 자금으로 이강인 이적료 최고치인 810억원의 절반을 댈 수 있는 셈이다.
손흥민이 사라진 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이강인을 데려와야 하는 마케팅 가치가 될 수 있다.
이강인은 지난 2023년 PSG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8년까지 PSG와 동행하기엔 이강인의 입지가 너무 좁다. 이탈리아 세리에A MVP 출신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지난 1월 PSG에 온 뒤 손흥민 출전 시간을 폭락했다.
토트넘 입장에선 2022년과 2024년, 그리고 올해 한국투어를 실시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실감했다. 손흥민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미국에 보냈지만 새로운 아시아 스타가 필요하다. 공격력 좋은 이강인이 손흥민의 좋은 후계자가 될 수 있다.
당장은 매디슨이나 쿨루세브스키 자리에 이강인을 넣고, 둘이 복귀하면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범위를 넓혀 이강인 활용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PSG / 이강인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