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부상 안고 바이에른 뮌헨에 헌신했던 김민재가 독일 최고축구 전문지로부터 아예 평가를 받지 못하는 치욕을 당했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2025년 여름, 즉 2024-2025시즌 후반기를 기준으로 매체가 선정하는 '랑리스테(랭킹)'를 발표했다.
1920년 창간한 키커지가 발표하는, 독일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축구 선수 평가이며 매체가 선정하는 최우수선수 명단이다.
각 포지션 별로 월드클래스, 인터내셔널 클래스, 내셔널 클래스, 3가지 분류로 나누어 선정하게 된다.
매체는 이번에 골키퍼와 센터백 랑리스테를 발표하면서 김민재를 아예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매체는 김민재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10월부터 이어진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고생하면서 경기를 강행했고, 이로 인해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다"라며 "시즌 막판에는 결국 출전이 불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일본 국적의 센터백 이타쿠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함께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센터백이었다.
반대로 후반기 막바지에 김민재 대신 출전했던 에릭 다이어가 내셔널 클래스에 선정됐다. 그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뮌헨 수비수 중 랑리스테에 선정된 센터백이다.
우파메카노에 대해, 매체는 "큰 실수가 없었지만, 팀 동료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뮌헨 수비진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선수였다"라고 평가했다.
다이어에 대한 평가는 의아했다. 매체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백업 자원으로 예상되었으나, 후반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라이프치히전(3-3 무), 인터 밀란전(2-2 무)에서 득점으로 주목받았다"라고 말했다.
수비수지만, 다이어는 주요 경기에서의 득점으로 키커의 주목을 더 받았다. 김민재는 주요 경기에서의 수비 실수가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부상을 안고 계속 혹사를 당했는데 이에 대한 정성적인 평가가 아예 없었다. 오히려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충격을 줬다.
김민재는 지난해 10월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아킬레스건 통증을 느낀 뒤, 제대로 관리받지 못했다.
특히 3월 A매치 일정을 전후로 이토 히로키와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김민재가 휴식을 더 얻지 못하고 출전해야 했다.
결국 인터 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에 경합 실패 등 경기력 저하로 김민재는 대회 탈락의 원흉이 됐다.
뮌헨 이사회는 김민재를 언터쳐블로 규정하지 않았고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판매한다는 독일 매체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PSG(프랑스),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등 여러 프리미어리그 구단을 비롯한 빅클럽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여전히 뮌헨에서의 도전을 원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떠날 이유는 없다. 난 남을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지켜보자"라면서 "난 다음 시즌에 몸 상태가 올라오길 원한다"라고 밝혔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김민재가 뛰는 와중에 계속된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라면서 신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민재도 "7개월간 많은 통증을 안고 뛰었다"고 말할 정도다.
이는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비판한 지점이다.
3월 A매치에 김민재를 부르지 못한 홍 감독은 김민재 선수는 아시다시피 뮌헨도 마찬가지고 우리 팀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며 "조금 아쉬웠던 점은 뮌헨에서 선수 예방 차원에서 보호하지 않다 보니 결과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경기에 핵심 선수를 빼고 경기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김민재에 대한 부상 위험 신호는 지난해부터 계속 시그널이 있었다. 우리는 그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지금 중요한 경기라고 해서 김민재를 지금 팀에 넣어서 경기하는 것은 우리 팀의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배려해서 휴식을 줬다"고 이번 기회에 김민재에게 쉴 시간을 줬다고 설명했다.
뮌헨은 이 발언에 즉각 반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지적이 맞았다. 뮌헨은 3월 A매치 기간에 김민재에게 휴식을 줬지만, 다른 선수들이 A매치 일정 전후로 또다시 부상을 당하면서 김민재가 다시 쉴 수 없는 환경이 됐고 실책이 이어지면서 챔피언스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였다.
관리받지 못한 가운데, 김민재는 새 경쟁자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멤버로 함께 하고 있다.
뮌헨은 클럽월드컵을 앞두고 요나단 타를 FA로 영입하면서 에릭 다이어의 이적 공백을 메운 상태다.
그러나 김민재는 팀 훈련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키커는 "아킬레스건 문제로 오랜 시간 고통받고 있는 김민재는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그가 여전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활용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가운데, 키커가 아예 김민재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으면서 부상을 안고 보여준 헌신이 헌신짝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뮌헨, 키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