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DC 유니버스(DCU), '스타워즈' 등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작품들과 할리우드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덕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머글들을 위해 한 걸음 더 다가가겠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영상화 권리를 영구적으로 소유 중인 소니 픽처스가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SSU)를 종료시킨 데 이어 아예 판권까지 포기한다는 루머가 나왔다. 과연 소니가 '스파이더맨' 판권을 포기할까.
지난해 12월 10일, 미국의 더 랩은 소니 내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소니가 '크레이븐 더 헌터'를 끝으로 SSU를 마무리짓는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영화 '베놈'을 통해 출발한 SSU는 '베놈' 트릴로지를 제외하면 흥행에 참패했고, 평단의 평가마저도 좋지 않아 유니버스 시작 후 6년 만에 세계관을 마무리하게 됐다. 특히 '크레이븐 더 헌터'의 경우 국내에선 아예 개봉도 불발됐고, 1억 3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월드와이드 594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쳐 1억 달러는 넘겼던 '마담 웹'의 반토막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후 며칠 뒤 한 소식통은 소니 픽처스가 '스파이더맨' 영상화 판권을 다시 마블 스튜디오에 넘기는 것을 고려중이라는 루머를 전했다.
해당 소식이 뒤늦게 국내에도 전달되면서 대다수의 커뮤니티에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기도 할 정도로 전 세계 히어로 팬들의 관심은 '스파이더맨'의 영상화 판권에 몰려있었다.
하지만 해당 소식통이 전한 수많은 루머가 허위로 밝혀졌던 사례가 발굴된 탓에 해외에서는 해당 루머가 빠르게 식었다. 다만 이러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소니 픽처스가 SSU의 실패로 인해 상당한 손해를 본 것만큼은 분명해보인다.
지난 1985년 마블 코믹스의 손을 떠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영상화 권리는 여러 곳을 떠돌다 소송전까지 번지게 됐고, 1999년이 되어서야 소니 픽처스가 영구적으로 판권을 소유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후 마블 코믹스 측은 2009년 44분 이하의 TV 애니메이션 영상화 권리를 사들였고, 이 덕에 최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애니메이션 시리즈 '당신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제작될 수 있었다.
다만 이후로도 스파이더맨의 실사 영화 및 드라마, 44분 이상 또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소니가 소유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이 바로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시리즈다. '스파이더버스'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불리는 해당 시리즈는 2018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2023년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단 두 편만이 공개된 상황이지만 팬들의 만족도는 MCU 작품들보다 높을 정도.
비평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 '뉴 유니버스'의 경우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비롯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애니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아카데미 시상식 등 다수의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새턴상, 애니상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제작 당시 애니메이터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폭로가 나왔고, 2023년 미국작가조합(WGA) 총파업까지 겹치면서 2024년 3월 개봉 예정이었던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유니버스'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해 3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파이더버스'와 관련한 단편 영상이 공개된 것을 제외하면, 본 작품에 대한 소식은 거의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그간 제작된 분량 대부분이 폐기되었다는 소식까지 나왔으나, 제작을 맡은 크리스토퍼 밀러가 이를 부인하면서 제작 분량은 상당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
비록 판권이 넘어갈 일은 없다지만, 개봉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붕 뜬 상황이 된 '비욘드 더 유니버스'가 제대로 개봉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미완성인 채로 마무리되며 팬들에게 아쉬움만을 남길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 소니 픽처스 코리아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