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또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됐다. 빅리그 진출 이후 가장 뜨거운 시즌을 보낸 '어썸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이야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6일(한국시간) '시끄러운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조용한 10개 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텍사스 레인저스를 비롯해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에인절스, 뉴욕 메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밀워키 브루어스, 마이애미 말린스 10개 팀의 행보를 살펴봤다.
김하성과 연결된 팀은 바로 마이애미다. 선발 자원을 트레이드할 수 있다고 내다본 MLB.com은 "각 팀은 다양한 트레이드 제안을 듣지만, 그게 현실이 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유격수가 FA(자유계약)로 풀리기 어려운 포지션으로, 역동적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MLB.com은 마이애미가 내야수 김하성 영입을 위해 우완투수 에드워드 카브레라를 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카브레라는 삼진과 땅볼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으나 제구력에 문제가 있었다"며 "그를 트레이드하는 것은 내야 자원에 대한 수요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2021년 8월 빅리그에 데뷔한 카브레라는 그해 7경기 26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다. 이듬해 14경기 71⅔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3.01, 지난해 22경기(선발 20경기) 99⅔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4.24로 순항했다.
다만 MLB.com의 지적처럼 가장 큰 문제는 '볼넷'이었다. 2021년 19개, 2022년 33개, 2023년 66개로 해를 거듭할수록 더 뚜렷하게 문제가 나타났다. 물론 카브레라가 그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도 했지만, 팀에 믿음을 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MLB.com은 "(마이애미에게)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카브레라를 샌디에이고에 넘기고 골드글러버 김하성을 영입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게 현실적이지 않다면 뉴욕 양키스의 오스왈드 페라자 같은 선수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시도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이애미 내야진에는 루이스 아라에스, 제이크 버거, 존 버티와 같은 선수들이 포진돼 있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내야수가 필요하다. 지난해 주포지션이었던 2루수는 물론이고 유격수, 3루수까지 소화했던 김하성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KBO리그, 국제무대를 통해 능력을 검증받은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4년 보장 2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2021년(117경기 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6도루 OPS 0.622)에 이어 2022년(150경기 517타수 130안타 타율 0.251 11홈런 51타점 12도루 OPS 0.708)까지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152경기 538타수 140안타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OPS 0.749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수비에서도 돋보였던 김하성은 자신의 주포지션인 2루수(106경기 856⅔이닝)뿐만 아니라 3루수(32경기 253⅓이닝)와 유격수(20경기 153⅓이닝)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 덕에 내셔널리그 2루수 및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김하성은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지역 출신의 내야수가 골드글러브를 받은 건 김하성이 처음이다.
그런 김하성이 트레이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언급된 건 2023년 12월이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지역 중계방송사가 파산한 여파로 재정에 큰 타격을 받았고, 지난 9월 선수단 연봉 지급을 위해 5000만 달러(약 652억원)를 대출받은 사실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팀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재정난은 현실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7일 뉴욕 양키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외야수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떠나보냈고, 그 대가로 우완투수 마이클 킹, 자니 브리토, 유망주인 우완투수 드류 소프와 랜디 바스케스,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받았다. 또한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이 팀을 떠났다.
외부 영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에게 관심을 드러냈던 팀 중 하나였던 샌디에이고는 '머니싸움'에서 완패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의 제안은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몇몇 소식통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제안한 것에 미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동일한 조건으로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면, 또 다른 좌타자를 보내거나 최소 한 명의 선발투수 또는 여러 명의 불펜투수를 다른 팀으로 떠나보냈을 것"이라며 "크로넨워스와 김하성이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샌디에이고가 구단 사정을 감안해 더 몸집을 줄인다고 한다면 김하성이 이적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김하성은 샌프란시스코와 연결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샌프란시스코가 유격수 영입을 위한 트레이드를 고려 중으로, 포수 유망주 조이 바트와 젊은 투수 1~2명, 팀의 외야수 중 한 명이 트레이드될 수 있다"며 이들의 대가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과 같은 선수를 받아올 수 있고,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도 또 다른 영입 후보"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소식을 다루는 매체인 '프라이어스 온 베이스'는 "김하성은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크게 성장해 수준급 수비력을 발휘했다. 내년엔 비교적 저렴한 연봉 700만 달러를 받는다. 올해 보여준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트레이드로 영입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며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레드삭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토론토, 메츠 등을 잠재적인 영입 후보로 거론했다.
다만 김하성이 실제로 샌디에이고를 떠날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그의 가치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디애슬레틱'은 지난 2일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신중하게 (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김하성을 잡기 위해서 1억 달러 이상의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FP,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