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수원 삼성의 2023년 봄은 봄이 아니다.
감독 경질 효과마저 사라진 선수단에 프런트마저 실언 논란으로 수원 팬들 속을 더욱 골치 아프게 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18일 이병근 감독이 이전 제주전 패배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수원은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최성용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올라서서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다. 곧바로 이어진 라이벌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 임했다.
최 대행은 풀백 이기제를 한 칸 올리는 '시프트'를 가동했지만, 이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슈퍼매치 1-3 완패를 당했다. 최 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강팀' 서울과 '약팀' 수원의 현실을 인정해야 했다.
25일 주중 포항 스틸러스전에선 수비 대신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김보경을 좌측 윙어, 그리고 전진우를 중앙에 배치하는 제로톱 카드를 선택했다.
그러나 전반 4분 만에 상대 김승대에게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 실점해 끌려갔다. 이후 최장신 포웓, 뮬리치를 투입해 변화를 줬지만, 오히려 포항에게 추가 실점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졸전을 펼치고 또 졌다.
최 대행도 코치진과 머리를 맞대 여러 방법으로 난관을 타개해 보려 하지만, 두 경기째 노림수가 통하지 않고 있다. 포항전 직후엔 본인도 책임지고 거취를 논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심리적인 고충이 얼마나 큰지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최 대행은 30일 오후 4시30분 대구와의 홈 경기에서도 일단 지휘봉을 잡는다. 서울과 포항은 리그 상위권 팀이어서 당장은 수원에 버거운 팀이었다는 논리다. 하지만 중하위권 대구에도 패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정식 감독 선임도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프로세스는 없다. 포항전에선 이준 대표이사 등 수원 수뇌부들이 원정 동행한 가운데 오동석 단장이 언론을 통해 아직 감독 후보군과 접촉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 단장은 현재 K리그1 다른 구단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감독 2명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처럼 능력 좋은 사령탑 데려오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쳤는데 이게 또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수원 서포터는 "팀 사기를 저하시키는 인터뷰"라며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고 오 단장은 서포터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한 상태다.
일각에선 팀을 수습해야하는 프런트까지 팀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며 혀를 끌끌 차고 있다.
초반이라고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곧 팀당 한 번씩 붙는 11라운드가 마무리되면 상위권과 중위권, 하위권 간격이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당장 좋은 소방수가 오지 않는다면 2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PO)는 고사하고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치욕마저 당할 수 있다. 프런트 역시 책임을 묻는 자세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행동이 필요하다.
수원은 30일 대구전마저 이기지 못하면 구단 역사상 전례 없는 개막 후 10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게 된다. 개막 후 10경기 무승을 하고도 생존한 팀은 2020년 인천 유나이티드 한 팀 뿐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