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27 13:12 / 기사수정 2009.05.27 13:12
매 라운드마다 흥미진진한 순간을 연출하는 내셔널리그지만 그 들이 뛰고 있는 경기장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내셔널리그 관중석에서 일반적인 관중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은 가족과 연인이 관중석 한 편에 자리하고 있다. 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것도 아니다.
지난 9일 인천 코레일과 울산 현대미포조선의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에는 한 사람의 큰 목소리가 북소리와 함께 울려 퍼졌다. 혼자 한쪽 관중석에 서서, 북을 치며 울산 현대미포조선을 응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응원하는 사람보다 많은 수의 선수가 그쪽으로 가 고개를 숙였다. 씁쓸함과 뭉클함이 공존하는 그 장면은 비단 울산 현대미포조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셔널리그에서 대규모 서포터를 가진 팀을 찾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소수의 팬이 오밀조밀 모여 응원하는 것이 전부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노래라도 부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셔널리거들은 행복하다. 20일 오후 안산 할렐루야와 천안시청의 경기가 열린 안산 와 스타디움 한편에는 3명의 외인부대가 나타났다. 천안시청의 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경기 내내 천안시청을 외치고 응원가를 불렀다.
거친 몸싸움에서 밀린 천안의 선수가 괴로워하면 안산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고 결정적인 공격의 순간이 다가오면 목소리를 높여 의지를 북돋았다. 비록 0-2로 패하기는 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 그 들의 응원은 더욱 커졌다. 천안시청의 하재훈 감독은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선수들을 채근해 관중석 앞으로 보냈다. 경기에 진 것이 분해 외면한 채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는 선수마저 불러 세웠다.
선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하재훈 감독은 말했다. "속상해도 인사는 하고 들어가야지. 얼른 가서 인사하고 와"
내셔널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 선수는 "많고 적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이렇게 응원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바라보는 팬의 숫자만이 열악한 것은 아니다. 그 들이 뛰고 있는 경기장 중 일부는 아직도 인조 잔디 구장이고, 전광판과 조명탑도 설치되지 않은 구장도 있다. 골이 들어가면 사람이 점수판을 바꾸는 장면도 여전하다.
라커룸 대신 간이 천막을 쳐놓고 하프 타임을 보내야 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이어진 내셔널리그의 한 장면이다. 이 간이 천막은 한여름이 되면 그라운드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45분간 달린 선수가 돌아와 쉬기에 좋은 환경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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