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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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원칙주의자의 실수…성장이라는 여운 남겼다

기사입력 2018.06.20 10:47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의 성장이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19일 방송한 JTBC 월화드라마 '미스함무라비'에서는 원칙주의 판사 임바른(김명수 분)이 약자와 권력의 극단을 경험한 뒤 판사로서 한 걸음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임바른은 시민군 단장의 사건 주심이 됐다. 시민군 단장은 10년 전 건물주에게 쫓겨나 소송을 걸었다가 증거 부족으로 패소한 이후 반복해서 해당 건물 관련 소송을 제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재판을 끌면서 재판부를 괴롭히는 방법을 코치하는 유명한 인물. 임바른은 소장이 너무 길어서 다시 정리해서 내라는 준비 명령을 내렸다가 법원 앞 시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임바른은 "거리에서 뭘 외치는 분들 보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은 드물다"고 한탄했다. 박차오름(고아라)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세련된 엘리트들은 조용하고 깔끔한 사무실에서 거리를 내려다보기만 한다"고 반박했지만 "약자면 무조건 정당한가? 근거 없는 음모 이론으로 비방해도 감수해야 하나? 단장이 낸 소송 때문에 진짜 억울한 사람들의 재판이 늦어지고 있다"고 맞섰다.

"이 분이 이렇게까지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박차오름의 말을 임바른은 직접 경험하고서야 깨달았다. 죽을 듯이 아파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응급실을 찾은 임바른은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는 병원의 대처에 지쳐 결국 친구에게 부탁해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다행히 고통스럽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요로 결석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자 밤새 응급실을 지키느라 지친 의사들, 아프지만 묵묵히 기다릴 수밖에 없는 환자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약자의 무력함과 권력의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낀 임바른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게 됐다.

시위대 단장의 기록을 처음부터 찾아본 임바른은 한세상(성동일)에게 "건물주는 컨설팅 자문받아가며 치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증거가 없었다"며 "1년 넘게 한 재판 판결 이유는 세 줄 뿐이었다. 그것도 상대방 변호사는 재판장하고 절친한 전관 변호사라면, 법적으로 그 결론이 맞았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임바른의 말을 들은 한세상은 단장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임바른은 어떤 상황에서도 법과 규칙으로 다퉈야 한다고 믿는 원리원칙주의자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픈 상황에서 다른 환자가 먼저 치료를 받자 겉모습만 보고 특혜를 의심하고, 막연한 분노로 소리치고, 인맥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는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 실수로 임바른은 누구나 절박한 상황에 부닥치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일 수 없음을 이해하게 됐다.

인간 임바른의 성장은 곧 판사 임바른의 성숙이었다. "돈도 연줄도 없어 막연한 분노로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이 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매개가 되는 것도 판사의 일. 단장의 사건을 꼼꼼히 살피고 법리로 압도하고 압박하는 대신 타인의 살갗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마친 뒤 귀 기울이고 마음을 여는 임바른의 변화는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lyy@xportsnews.com / 사진=JTBC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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