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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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수, "인천의 호날두는 어색해요"

기사입력 2009.05.07 14:28 / 기사수정 2009.05.07 14:28

김재진 기자

 

 


2009 K리그 최고의 신인 인천 유나이티드 유병수
2009 K리그 최고의 신인 인천 유나이티드 유병수

  ►2009 K리그 최고의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유병수

프로 데뷔 11경기 만에 5골 2도움, 저돌적인 돌파,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 자신감 있는 움직임으로 어느새 인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2009 K-리그 최고의 신인 유병수.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경기장 안의 당찬 모습은 원래 그의 성격일까? 유병수가 생각하는 한국 역대 최고의 공격수는 누구일까? 또 항상 그를 따라다니는 예비 신인왕이라는 수식어와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국가대표 발탁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다. 

 
-신인으로서 현재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에 오기 전 이렇게 잘 적응할지 예상하고 있었나? 

= 현재 기분도 좋고 컨디션도 계속 좋아지고 있습니다. 프로에 와서 이렇게까지 좋은 경기를 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형들과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프로에 와서 출장 기회를 얻는 게 처음 목표였습니다.

 

-국내축구계의 가장 떠오르는 스타가 되고 있다. 실감하는가? 또 부담감은 없나? 

= 아직은 밖에서 잘 알아보지 못해서 유명세는 잘못 느낍니다. 주변 친구들이 말해줘서 그나마 조금 실감합니다. 처음에 잘하다가 몇 게임 또 못하면 '역시 초반 반짝 이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부담도 조금 되지만 제가 하고싶은 플레이를 하려고 합니다.

 

-인천에서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했다. 예상은 했나? 그때 기분은? 

=다른 몇몇 구단에서 뽑을 것 같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인천에서 뽑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1순위로 뽑혀서 더 기분이 좋았고 드래프트 직후 기쁜 마음으로 아버님과 통화했습니다. 아버님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인천에 와보니 인천은 어떤 팀이라고 생각되나? 제일 친한 선수는 누구인가? 

= 정말 밖에서 듣던 것처럼 운동이나 생활하는 것에 있어서 분위기가 좋습니다. 간혹 실수를 하더라도 뭐라 하기보다는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운동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선수들 사이가 정말 좋고, 숙소 생활을 같이하는 안재준, 안현식, 김선우 같은 형들과 제일 친합니다. 특히 현식이형과 재준이형은 워낙 서로 티격태격해서 정말 재밌습니다. 특별히 무서운 형들은 없고 성용이형, 중용이형 상록이형 같은 분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시고 잘 챙겨주십니다.

 

-인천서포터의 응원을 본 느낌은? 인상깊은 팬은? 

= 인천 팬들의 응원은 굉장히 열정적이기 때문에 경기장에서는 항상 몸에 전율이 흐르고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대전이랑 컵 대회 하고 나서 다음날이 제 생일이었는데 경기 후 기다리고 계시다가 케이크와 노래를 불러주셨던 팬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프로 데뷔전 전날 스타팅 멤버라는 사실을 알았나? 어떤 꿈을 꿨나? 데뷔골 당시 기분은? 

= 전날 엔트리에 들어있는 걸 보고 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선발로 뛸 거라는 기대는 전혀 안 했습니다. 경기 당일예상 외로 스타팅으로 넣어주셔서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특별한 꿈은 꾸지 않았고 중요한 시합이기에 일찍 잠들었습니다. 데뷔골을 넣었을 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기뻤습니다. 감독님도 저도 데뷔전이었기 때문에 골을 넣으면 먼저 감독님께 가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부산전에서 감각적인 프리킥을 선보인 이후 '인천의 호날두'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특별히 원하는 별명은 없나? 

=저는 호날두 같지도 않은데 인천의 호날두라고 하니까 좀 어색했습니다.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고 어릴 때부터 별명이 없어서 특별히 원하는 별명은 없습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유병수 무회전 프리킥'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맨유의 호날두, 리옹의 쥬니뉴등 다른 선수들을 참고하나? 자신만의 비법을 말해달라? 

= 원래 슈팅 할 때 공에 회전이 좀 없는 편입니다. 슈팅에 자신이 있어서 고등학교 때부터 멀리서 찰 기회가 생기면 제가 차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저녁때 프리킥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 때까지 거의 인조잔디에서만 공을 차서 아직 잔디에서 차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직 골대로 제대로 간 적도 없고 골을 넣은 적도 없어서 잘 찬다고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좀 더 연습을 해서 골을 넣게 되면 그때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유명 선수들의 프리킥은 많이 참고합니다.



►부산과의 프로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유병수
 
-프로에 와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프로에 와서 지금까지 상대해본 수비수들 중에 가장 어려웠던 선수는? 

= 아직까지는 특별히 플레이가 안 좋았던 게임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또 실수하면 주변 형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똑같은 실수도 하지 않게 되고 잘 적응 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팀과 게임을 안 해봐서 특별히 어려웠던 선수를 꼽을 수는 없지만 수원과의 경기 때 수원 수비수들의 기량이 워낙 좋아서 긴장을 했었습니다. 경기 전에는 몸싸움도 많이 밀릴 것 같고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부딪혀 보니 해 볼만 했습니다. 그 후로 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월급은 누가 관리하는지? 첫 월급으로 한 것은 무엇인가? 

=월급은 모두 아버님이 관리하십니다. 첫 월급을 타고서는 가족들과 친척 분들께 옷 한 벌씩 다 해드렸습니다. 특별히 사고 싶은 건 없고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5골 중 2골이 헤딩골이다. 원래 헤딩골을 잘 넣는 편인가? 공격수로서 자신의 장점은 무엇인가? 또 보완해야 되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프로에 오기 전에도 헤딩골은 많이 넣었습니다. 제 장점은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것과 슈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널티 박스 쪽에서 하는 슛은 다 자신이 있습니다. 보완해야 되는 점은 90분 내내 많이 뛸 수 있는 체력과 아직 부족한 경험을 쌓는 것 같습니다.

 


 
-골 결정력이 상당히 높다. 그러한 능력은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본인만의 비법이 있나?


=어릴 때부터 공격수를 봤기 때문에 골을 넣기 위한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이 어디로 올 것 같다는 예측이 잘 맞는 편입니다. 특히 프로에 와서 그 예감이 더 잘 맞고 있습니다.


- 지난 4월19일 수원 전 때 PK를 얻었다. 그 PK는 팀에게는 승리를 안겨줄 수 있고, 유병수 본인에게는 최근신인왕들의 득점 기록인 5골을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었다. 왜 본인이 직접 차지 않았나? PK에 실패한 챠디에겐 어떤 기분이 들었나? 

= 처음에는 제가 골을 못 넣어서 아쉬운 것보다 우리 팀이 계속 못 이기고 있었던 수원에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서 아쉬웠습니다. PK는 처음에 제가 차고 싶었는데 챠디가 자신감 있게 공을 들고 왔기 때문에 믿고 맡겼습니다. PK 실패 후에는 챠디에게 힘내라고 또 골 넣으면 된다고 말해줬습니다. (영어로 했나?) 아니요! (웃음) 한국어로 했지만 그런 말은 다 알아듣습니다.

 

- 수원전 때 PK를 얻으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반면에 박호진 골키퍼를 제치는 과정에서는 헐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축구기자 듀어든은 "유병수 선수의 기량은 매우 훌륭하지만, 신인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처음에 분명 박호진 골키퍼 몸에 제 발이 걸렸습니다. 안 넘어질 수 있을 거 같아서 계속 뛰었는데 후에 중심을 잃어서 넘어진 것입니다. 제가 원래 좀 넘어지는 모습이 그런 편이어서 헐리우드 액션으로 보인 것 같습니다. 듀어든의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일단 전 그러려고 한 게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보였다면 다음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각 언론사들은 신인왕 후보에 유병수 선수를 빼놓지 않고 있다.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없나? 윤준하 임상협 등 경쟁자에 대해 신경 쓰나? 

= 신인왕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인왕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아직 리그 초반이고 팀이 상위권에 있는 만큼 팀의 좋은 성적이 우선입니다. 그러다 보면 골도 넣고 신인왕 같은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 같습니다. 경쟁상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지난 강원전 때는 윤준하 선수가 더 많은 골을 기록하고 있어서 그 선수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 국가대표 발탁에 대한 욕심은 없는가? 허정무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국가대표로 거론된다는 것은 현재국가대표 공격수들이 갖지 못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기존 대표선수들보다 뛰어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작년에도 신인 선수들이 잘할 때 국가대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냥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대표가 된다면 영광스럽겠지만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습니다. 기존 대표선수들보다 뛰어난 점은 아직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공격수의 자질요건은 무엇이고 한국 역대 공격수 중에 가장 뛰어난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공격수라면 첫 째 골을 넣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패스 드리블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어야 되고 그런 걸 봤을 때 황선홍 부산 감독님이 가장 뛰어난 공격수였던 것 같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인가? 

= 고등학교 때 언남고로 옮기고 나서 초반에 몇 개월 동안 슬럼프가 와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대학교 때는 부상당했을 때가 힘들었는데 선수는 역시 부상이나 슬럼프 때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슬럼프에 빠지면 안 되면 안 될수록 오히려 더 도전하고 해보려고 합니다. 감독님이나 주변 선생님들과도 대화를 많이 합니다. 부상당했을 때는 쉬면서도 계속 축구를 보면서 내 자리의 선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합니다. 감각을 잃지 않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목표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나? 

= 세브첸코 선수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평소에는 빠르지 않지만 돌파하는 순간 굉장히 빠르고 저돌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좋아했습니다. 또 페널티킥 박스 안에서는 어떤 공이와도 컨트롤이 좋고 골로 연결하는 모습은 똑 닮고 싶습니다.

 

-여자친구는 있나? 이상형은? 

=여자친구는 없습니다. 운동하는 걸 다 지켜봐 주고 운동만 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제일 좋습니다. (그럼 예쁘지 않아도 되나?) (웃음) 남들이 봤을 때 예쁜 것보다는 제가 봤을 때 괜찮으면 됩니다.

 

-김치우, 최효진 등 좋은 활약을 펼친 후 인천을 떠난 선수들이 많다. 따라서 맹활약 중인 유병수를 향한 인천 팬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적에 대해서는 생각해봤나?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인천에 와서 너무 잘되고 있고 모든 것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인천에 계속 있고 싶습니다. 구단에 의해서 다른 팀으로 가게 된다면 굉장히 아쉬울 것 같습니다.

 

-어린이날과 관련된 특별한 추억이 있는가? 어린이 팬들에게 전할 말은? 

=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쉬는 날이 없습니다. 전 어린이였을 때도 어린이 날이란 것만 알았지 전혀 추억이 없습니다. 또 저희 집은 기념일을 잘 안 챙깁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워낙 성장이 빨라서 제가 특별히 말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운동이든 뭐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릴 때부터 꾸준히 열심히 해야 커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무엇인가? 해외진출 꿈은? 

= 프로선수로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은 나중에 대해서 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현재에 만족하고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해외진출은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큰 무대에 가고 싶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기회가 된다면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번 시즌 자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 일단 출장시간과 기회를 많이 얻고 싶습니다. 팀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당초 목표로 삼았던 7골도 꼭 넣고 싶습니다. 인천이 현재 성적도 좋고 홈 경기 무패인데 팬들이 경기장에 오시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실 수 있게 멋진 골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경기장에 더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김지혜 UTD기자 (hide5-2@nate.com)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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