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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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는 지금 '점포정리중'

기사입력 2009.03.20 04:00 / 기사수정 2009.03.20 04:00

김주연 기자



▲ 훈련장인 '파테르나'로 들어가는 입구

[엑스포츠뉴스 = 김주연 기자] 경기가 어려운 요새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점포 정리 중'나 더 나아가서, '점포 정리 중, 사장님이 도망 갔어요!'같은 자극적인 문구도 많이 보인다.

최근 라 리가의 명문인 발렌시아는 이 두 문구에 딱 어울리는 상황에 처해있는 팀이다.

기자가 발렌시아에서 생활하던 때의 첫 시즌인 06~07시즌 발렌시아는 새로운 경기장 건축 발표로 인해 들떠 있고 라 리가 팀으로 유일하게 챔피언스 리그 8강에도 올라가고 리그 성적도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출전을 확정 짓고 여러모로 팀 분위기가 좋던 시기였다.

그리고 그 다음 시즌엔 알벨다, 앙굴로, 카니사레스의 영구 선발 제외, 쾨만의 경질 등의 여러 사건과 리가에서의 형편없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코파 델 레이'를 우승하였었다. 스페인에서도 불평불만이 많기로 유명한 발렌시아 팬들이지만, 발렌시아 골수팬들인 친구들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유독 구단주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그땐 그냥 모든 팬들은 구단주를 싫어하기 때문이라 치부했지만, 현재의 발렌시아의 상황을 보면 그들이 왜 그토록 그를 미워했는지 이해가 간다.

발렌시아는 지금 '자유낙하'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발렌시아 구단이 떠 앉고 있는 빚은 밝혀진 것만 약 4억 5천만 유로이다. 이는 현재 유로의 환율을 약 1850원이라 가정했을 때 대략 8325억 원이나 되는 돈이다. 현재 발렌시아 구단이 선수들 주급을 못 주고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벌써 한 달간 선수들의 주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선수들도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이 좋을 리 만무하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선수들의 부상도 속출하고 있다. 이젠 쏘시오(연간 회원)들도 메스따야에 오지 않는다. 이번 시즌부터 시즌티켓을 구입하기 않겠다는 팬들도 있다.

▲ 훈련중이었던 발렌시아 선수들

그러면 발렌시아의 이런 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가? 모두 알고 싶어 한다. 도대체 언제부터 발렌시아가 잘못된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 4년 전부터 발렌시아엔 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을 이 지경까지 끌고 온건 발렌시아의 전 회장인 '후안 솔레르'의 책임이 크다. 그는 건축업으로 돈을 번 발렌시아 지역의 건축 재벌이었다.

결국, 발렌시아의 제정위기는 사람들이 설레 했던 새 경기장에서 비롯되었다. 후안 솔레르가 자신의 건축회사를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메스타야' 건설을 시작하고 빚만 지고 팀을 떠넘긴 것이다. 발렌시아의 빚이 100퍼센트 다 새 경기장 건설 때문에 진 빚은 아니다. 사실 축구팀이라면 어느 팀이나 빚이 있기 마련이다. 축구팀은 많은 수입을 거두기는 하지만 매 시즌 선수들을 새로 영입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팀에 부채가 있는 상태에서 후안 솔레르가 자신의 건설회사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경기장 건설을 계획하고 이를 위해 빚을 지며 무턱대고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아직 지대 지불조차 마치지 못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 발렌시아의 대표적 프렌차이즈 스타 중 한명인 라울 알비올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발렌시아는 선수들을 내놓았다. 아니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발렌시아에서 현재 가장 주축이 되는 젊은 선수들은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 라울 알비올이다. 비야 같은 경우는 2006 독일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전 세계 수많은 명문팀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그는 그를 수퍼스타 반열에 올려준 발렌시아에 충성을 맹세하며 한사코 그들의 제의를 거절하였다.

발렌시아도 이 세 선수는 팔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이젠 다른 선수들뿐만 아니라 이 세 명도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한다는 것을 보니 정말 팀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된다. (-현재 다비드 비야는 바르셀로나와 다비드 실바는 유벤투스와 라울 알비올은 리버풀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시청에도 지원을 요청했고 발렌시아의 많은 기관이 그들의 팀을 살리기 위해 돕고 있다 한다.

이런 방법이 팀을 총체적인 위기에서 구출할 수 있을까? 지금 당장 그들이 떠 않고 있는 큰 부채를 변제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성적이야 1~2년 망치면 그만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수들 특히 알벨다, 실바, 알비올 같은 프렌차이즈 스타나 비야 같은 슈퍼스타가 떠나간다면 팬도 떠날 것이다. 빚을 갚아도 팬이 떠나간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제대로 된 또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발렌시아 같은 큰 클럽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 선수 팬이 모두 하나가 되어 슬기롭게 이 상황을 빨리 타개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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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주연 기자]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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