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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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위례정산고 여자축구 선수들과 나눈 유쾌한 대화

기사입력 2005.05.07 20:00 / 기사수정 2005.05.07 20:00

정대훈 기자
지난 5월 3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2005 서울국제여자축구대회가 열렸다.

평소처럼 현장 취재를 위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기자는 서울시청(한국)과 도쿄 선발팀(일본) 개막전 경기 이전에 개막기념 친선경기로 열린 연예인&스포츠 스타 선발팀과 경기를 벌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위례정보산업고 여자축구팀 선수들을 자연스럽게 만났다.

이날 열린 친선경기에서는 위례정보산업고 여자축구팀이 연예인&스포츠 스타 선발팀에게 4-2 승리를 거뒀다.


▲ 인터뷰를 마치고 멋지게 기념 사진 한장 찰칵~

위례정보산업고 여자축구팀과 맞대결을 펼친 연예인&스포츠 스타 선발팀에는 SBS <웃찾사>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개그맨 김늘메, 이병진, 김상태와 함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전병관, 심권호, 박장순, 안한봉 선수 등이 함께 팀을 이뤄서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서울시청(한국)과 도쿄 선발팀(일본)의 개막전 경기 전반전을 마친 후 하프타임 시간을 틈타 그녀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사전에 미리 예정된 인터뷰가 아니었지만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위례정보산업고 코치님의 배려로 이하나(3학년), 권하늘(2학년), 정혜인(1학년) 선수와 20여분 동안 깜짝 데이트를 했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 드려요.

▲ 위례정산고 주장을 맡고 있는 이하나 선수
이하나: "안녕하세요. 위례정산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이하나입니다. 현재 위례정산고 여자축구팀 주장을 맡고 있고요.

제 소개와 함께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남자 축구처럼 저희 여자 축구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남자 축구 경기 때 경기장에 관중들이 많이 들어오신 것을 볼 때마다 굉장히 부러웠거든요.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 주시면 직접 뛰는 선수들은 힘이 나거든요.

앞으로 여자 축구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권하늘: "위례정산고 2학년에 다니는 권하늘입니다. 하나 언니가 앞에서 말을 너무 잘해서 자기소개는 짧게 할게요. 위례정산고 화이팅!"

정혜인: 안녕하세요? "위례정산고 1학년인 정혜인입니다. 지금은 1학년이지만 성실한 플레이로 열심히 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엑스포츠 뉴스>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엄마 몰래 축구 시작했죠"

-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 위례정산고의 당찬 1학년 정혜인 선수
이하나 : "저는 축구를 하기 전에 다른 운동을 먼저 했었거든요. 태권도를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몇 년간 하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축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사실 태권도를 할 때도 성적은 그럭저럭 내는 선수였거든요. 그러다가 축구를 시작했는데 처음 축구를 할 때는 공 차는 게 힘들게 느껴질 때도 가끔 있었는데요. 지금은 축구 하는 게 좋아요."

권하늘 : "저도 하나 언니처럼 축구를 하기 전에 다른 운동을 먼저 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 선수로 뛰면서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육상을 하다가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남자친구가 주변에 축구 잘하는 여자애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저를 추천했지 뭐예요.(웃음) 그때부터 축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어요."

정혜인 : "전 태권도, 육상 그 외 다양한 운동을 하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축구가 재미있어 보여서 엄마 몰래 축구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엄마한테 축구하는 것을 들켰거든요.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후원해시고 주고 있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 청소년팀에 패해 아쉬워"

- 이번에 남해에서 열렸던 AFC 여자 U-17 선수권대회는 어땠는지?

▲ 얼마전 남해에서 열린 AFC 여자 U-17 선수권 대회에서 대표팀 선수로 맹활약한 위례정산고 2학년 권하늘 선수
권하늘 : "예선 때 붙은 팀들보다는 4강전에서 만난 일본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일본 팀과 직접 경기를 해보니까 일본은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라는 게 피부로 와 닿았어요. 우리 한국팀의 경우는 킥을 이용해 길게 찔러주는 패스를 이용한 공격을 주로 시도하는데, 일본은 패스를 위주로 하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패스 게임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그런 패스를 통해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지난번 경기 때는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다음 번에 일본 팀과 붙으면 열심히 해서 꼭 이길 자신 있어요."


"이영표 박지성 조재진 선수 좋아요"

-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수와 그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하나 : "저는 예전에는 이동국 선수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이영표 선수를 좋아해요. 이동국 선수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공격수가 가져야 할 많은 것들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구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 이동국 선수보다 이영표 선수를 더 좋아하게 됐죠. 음~ 이영표 선수 어떤 면이 좋냐구요? 잘 생기고 운동 잘하고 멋있잖아요. 지금도 이동국 선수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영표 선수가 더 좋습니다."

권하늘 : "저는 '순둥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박지성 선수를 좋아해요. 매사에 착실하고 경기 때마다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요즘 박지성 오빠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네요. 나중에 박지성 선수 만나면 꼭 싸인 받고 싶어요. 저도 열심히 운동해서 나중에 박지성 오빠처럼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정혜인 : "저는 조재진 선수도 좋아하구요.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바니스텔 루이(네덜란드)도 좋아합니다. 바니스텔 루이처럼 멋진 공격수가 되고 싶은 게 제 개인적인 소망이거든요."



▲ AFC 여자 U-17 선수권 대회 일본과의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앞열 왼쪽 4번째가 권하늘)


- 서로에 대해서 어떤 선수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권하늘이 본 이하나>

권하늘 :
"하나 언니는 주장 자리를 맡아서 하기에는 너무 착한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보통 주장 자리를 맡으면 후배들을 통솔할 때 강한 리더십도 필요하고 때로는 화도 내야 할 때도 있을 텐데 언니가 화내는 모습을 아직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하나 언니가 태어날 때부터 원래 선한 사람이라서 그런가 봐요."


<이하나가 본 정혜인>

이하나 : "혜인이는 착할 때는 착한데 한번 욱하면 장난 아니게 무서운 후배예요. 혜인이가 화나 있을 때는 꼭 '4학년 같은 1학년'처럼 보이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툭 하면 화낸다는 것은 아니구요. 자기 생각이랑 안 맞을 때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 같아요. 제가 그동안 지켜본 혜인이는 이렇습니다."


<정혜인이 본 권하늘>

정혜인 :
"하늘이 언니는 가끔 보면 착각이 심한 것 같아요. 자기 스스로 엄청 착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까지 착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웃음) 자기 스스로 착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꼭 착한 것은 아니잖아요. 하하~. 하늘이 언니는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분위기 메이커예요. 보아 노래를 좋아해서 가끔 같이 노래방이라도 가게 되면 노래와 춤으로 주변 사람들을 너무나 즐겁게 해주거든요. 여러가지로 본받을 점이 많은 선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녀들과 함께 한 유쾌한 20분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다. 그녀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니 한국 여자축구의 밝은 미래가 엿보이는 듯했다.

국내 여자축구의 저변은 몇 년 전에 비해 급성장을 거듭하며 많이 발전했으나 아직도 세계 정상을 향해 걸어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이날 서울시청과 도쿄 선발팀과의 개막전 경기에서 성공적인 실업무대 데뷔전을 치르며 언론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박은선(서울시청) 선수도 위례정산고 출신인 것이 언뜻 생각났다.

어쩌면 기자가 인터뷰한 소녀들이 몇 년 후 '제2의 박은선' 혹은 '박은선보다 더 훌륭한 한국 여자 축구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며 인터뷰를 마쳤다.


정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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